가치투자의 대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2014.04.14 18:16   수정 : 2014.10.28 09:09기사원문

남과 북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여전히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 속에 "통일에 투자하라"고 주장하면 그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정신이 나갔거나 아니면 뚜렷한 통찰력이 있거나이다. 정치권에서 '통일대박' 담론이 나올 때 자본시장에서 그 누구도 섣불리 통일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을 꺼내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 "한반도 통일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주장해 통찰력을 인정받는 이가 있다.

바로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사진)이다.
수익률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그래서 단 1bp(1bp=0.01%포인트)의 손실도 용납되지 않는 냉혹한 자본시장에서 허 부사장의 '논리'는 이제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른바 '통일펀드'라고 불리는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주식)'펀드가 세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 실제 지난 3월 14일 출시한 통일펀드는 출시 4주 만에 123억원의 설정액을 끌어모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00선을 넘나들면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대규모 환매가 나타났던 상황을 감안하면 통일펀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한 상황이다.

허 부사장은 "현재 통일펀드는 신영증권을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다. 신영증권 영업점이 23개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시장 반응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3년 이내에 환매할 경우 환매수수수료가 발생하는 장기펀드임에도 이처럼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통일이 한국경제 재도약에 디딤돌이 될 것이란 사실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은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기업의 내수시장 확대를 의미한다. 남한 매장량의 24.1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광물 매장량 등을 감안하면 대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통일펀드는 통일 이후 북한이 단계적으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수혜를 볼 종목 50여개를 추려 투자한다. 현재 인프라(철강.건설.통신)와 내수업종(식료.의류.의료) 등이 주를 이룬다.

이 같은 논리는 돈 냄새에 민감한 서울 강남 '큰손'들에게 먹히고 있다. 실제 신영증권 강남 반포지점에선 억 단위 자금이 들어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업계 곳곳에서 신영자산운용과 유사한 '통일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판매사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쟁 자산운용사가 유사한 펀드를 출시한다면 신영의 '통일펀드'가 타격을 입지 않을까. 이에 허 부사장은 "쉽게 생각하면 한국전력, 농심 등이 통일펀드에 담기는 대표적인 종목이 되겠지만 현재 이 두 종목은 포트폴리오에 없다"며 "이들 기업의 현재 주가가 가치펀드에 적합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통일펀드'라는 명칭은 쓸 수 있지만 가치투자 노하우는 함부로 흉내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통일펀드의 현재 수익률은 5.41%로 최근 한 달간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2.57%)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가치투자의 대가'가 전망하는 국내 증시의 방향이 궁금했다.
허 부사장은 "국내 투자자들은 2000선을 펀드 환매의 기준점으로 보고 있지만 이런 매물 부담도 많이 완화됐다"며 "무엇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쌓아놓은 자산을 감안하면 코스피는 여전히 싸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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