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업부도율 사상최저...불안한 고요

      2014.04.16 13:52   수정 : 2014.10.28 07:28기사원문
전세계 기업 부도(디폴트)율이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회사채 시장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사채 시장 거품을 우려할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정크본드' 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발행 규모도 늘고 있으며, 이는 아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주변부 국가 회사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크본드 회사채 부도율이 역사적 평균을 크게 밑돌면서 사상최저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비관론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2월 미국과 유럽의 투기등급 기업 부도율은 2.6%였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 발표에서도 1·4분기 전세계 투기등급 기업 부도율은 전분기 2.9%보다 낮은 2.3%를 기록했다.

사상최저 수준이다.


낮은 부도율은 그만큼 채권시장이 위험을 저평가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방증이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의 돈 찍어내기에 힘입어 사실상 생명을 다한 '좀비' 기업들이 시중에 넘쳐나는 돈에 힘입어 연명하고 있는 것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노무라의 자크 칼리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조달이 쉬운 자금으로 인해 금리 변동에 따른 기업들의 민감도가 아마도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금 가운데 일부는 금리가 조금만 높았더라도 들어오지 않았을 돈"이라고 말했다.

깊은 경기둔화 뒤에는 역사적으로도 일시적으로 부도율이 낮았고, 시간을 두고 부도율이 다시 뛰었다는 분석도 있다.

GMP 증권의 채권전략 책임자 에이드리안 밀러는 "자본시장이 정크 본드에 덜 우호적으로 바뀌면 부도율이 급등하기 시작하는데 1년~1년반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FT는 무엇보다 성장률 전망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부도율이 낮은 점이 우려를 자아낸다고 전했다.

통상 경기침체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나면 은행들이 자산·부채 재조정에 나서면서 부도율이 뛴다는 것이다.

정크본드 수익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것 또한 불안한 대목이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미 정크본드 수익률은 약 5%, 유로존의 경우 3.5%를 밑돈다. 수익성이 좋지 않아도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 이 돈으로 빚을 돌려막는 좀비 기업들이 많을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견디지 못하고 곧바로 파산할 위험 또한 그만큼 높다.

씨티그룹의 미 신용전략 책임자 스티븐 앤착은 시장 분위기가 돌아서면 정크본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투매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 시기는 지금 당장이 아니고 시간이 좀 더 흘러야 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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