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는 5월’ 지자체·기업들 행사 자제

      2014.04.27 17:26   수정 : 2014.10.28 03:21기사원문

국민들이 가정의 달인 5월을 올해는 여객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속에 차분한 분위기로 보낸다.

가정의 달을 맞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각종 단체 등에서 계획했던 기념행사나 축제, 체육대회 등을 대부분 취소하거나 뒤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5월은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5일).어버이날(8일).스승의 날(15일).성년의 날(19일).부부의 날(21일) 등 가정을 되돌아보는 기념일이 월중 이어진다. 그래서 행사의 달로도 불린다.

하지만 합동분향소 운영 등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계획됐던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수원시가 5일 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려던 '어린이 어울림 한마당'과 인재개발원에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열려던 체육대회를 가을로 연기했다. 김포시는 시 산하 청소년육성재단 주관으로 열려던 어린이날 행사를 취소했다. 부천시도 지역의 대표 예술행사인 복사골예술제(5월 3∼6일)에 포함시켜 개최할 예정이던 어린이날 행사를 취소했다.

복사골예술제도 6월로 미뤘다. 인천시는 어린이날 행사를 전면 취소할지 아니면 일부 행사만 치를지를 놓고 검토 중이다.

영남권에서는 경북 구미시와 김천시가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울산 동구도 어린이날 기념 '동구 어린이 큰잔치' 행사를 취소했다. 태화강 봄꽃 대향연과 장미축제도 열지 않기로 했다. 경남 김해시는 김해 꿈나무 어린이날 큰잔치를 취소하고, 19개 읍.면.동별로 열려던 어버이날 행사는 가을로 연기했다. 창녕군도 어린이날 기념 대축제는 취소하고, 어버이날 행사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양산시도 다음 달에 열려던 어린이날 한마음 큰잔치와 청소년 한마음대회를 이번 사고의 마무리 때까지 미뤘다.

충청권에서는 음성군이 매년 5월 개최해온 어버이날 행사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고, 단양군과 진천군도 어린이날 행사를 취소했다.

민간기업이나 사회단체 등이 주관하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스승의날 등의 행사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 기흥 등 주요 사업장에 놀이동산, 공연장, 물놀이장 등을 만들고 본사와 협력사 임직원 가족들을 초청해 벌이던 어린이날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LG전자도 평택 등에서 열기로 한 가족초청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목'인 어린이날을 앞둔 유아용품 업계도 어린이날 행사 등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지난 1982년 '스승의 날' 부활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기념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교총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실종자.사망자 가족은 물론 모든 국민이 슬픔을 겪는 상황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애도하는 엄숙한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기념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전 국민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의 달 행사를 치르기엔 아무래도 부담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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