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대성그룹, 생활쓰레기 고형연료화 사업 등 ‘성장엔진’
대성그룹이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 변동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도시가스 사업을 기반으로 태양광·풍력발전 시스템의 해외보급, 폐기물 에너지 분야까지 영역 확대를 모색 중이다. 문화콘텐츠, 창업투자 등 비에너지 분야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는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으로 대성홀딩스(대성그룹 지주회사)를 꼽을 정도다.
■에너지 분야 선두기업
29일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성그룹이 최근 대구 달성군 방천리에 착공한 생활쓰레기 고형연료화 사업(SRF)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비(36.4%)와 민간투자비(63.6%) 등 총 사업비 1800여억원 규모로 대성홀딩스와 대성에너지가 GS건설, 화성산업, 대림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는 사업이다. 오는 2016년 공장이 완공되면 하루 760t의 생활폐기물을 발전 및 열 생산 연료로 전환해 연간 250억원의 에너지 수입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선진국에 비해 폐기물 직매립 비율이 월등히 높은 국내 실정에서 SRF사업은 쓰레기 매립장 포화 문제 해결과 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성그룹의 대구 방천리 매립장의 매립가스(LFG) 자원화 사업은 지난 2006년 완공 이후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음식물쓰레기 종합처리장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가스를 차량 연료로 활용하는 사업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대성그룹은 바이오매스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대성그룹은 이와 함께 태양광·풍력 복합 발전시스템인 솔라윈을 중앙아시아,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곳곳에 보급하고 있다. 몽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3건을 마무리한 데 이어 카자흐스탄,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등에서 현지 여건에 맞춘 태양광과 풍력, 지하수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에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시스템 건설이 진행 중이다.
대성그룹은 안정적인 수익구조의 도시가스 공급사인 대성에너지와 대성 청정에너지를 보유한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그룹 전체에서 확실한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기반 사업을 갖고 있어 사업 확장에 따른 리스크가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도시가스산업은 경기변동의 영향이 가장 작은 업종 중 하나로 경기가 하락할수록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종목군이다. 또한 지역별 공급권역이 정해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대구와 경산, 칠곡군, 고령군 등에 도시가스를 보급하는 대성에너지는 지난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경북 안동, 영주, 예천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대성청정에너지는 최근 경북 북부지역에 천연가스 공급을 시작했고, 경북도청이 안동·예천으로 이전하는 등 호재가 겹쳤다. 대성청정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경북도청 이전 지역에 신도시급 개발이 계획돼 앞으로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에너지 사업으로 매출 다변화
대성그룹이 에너지 다음으로 꼽는 미래 성장동력은 문화콘텐츠 사업이다. 인문, 경영, 아동, 종교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출판하는 대성과 한국교총원격연수원을 위탁운영하는 대성홀딩스 교육콘텐츠사업부 등이 핵심이다. 교육콘텐츠사업부는 2005년 온라인교육(e러닝)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한국교총과 공동으로 교원 대상 연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성그룹의 문화콘텐츠 사업은 직접 생산 및 유통 외에도 금융지원을 통해 유망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는 것도 포함된다. 대성창업투자는 2400억원에 이르는 투자조합 중 50%가량이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가 목적이다.
지난해 설립된 200억원의 'IBK-대성 문화콘텐트 강소기업 투자조합'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음원,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조합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영화 '광해' '관상' '베를린' 등에 투자해 큰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 대성창투는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산업과 '엑서스바이오'와 같은 바이오테크 산업에도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세계 90여개국의 에너지 생산국과 소비국이 가입된 민간 국제에너지기구 세계에너지협의회(WEC)의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2016년까지 공동회장을 지낸 뒤 같은 해 터키에서 열리는 제23회 세계에너지총회 때 3년 임기의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WEC 회장 취임은 대성그룹뿐 아니라 국내 에너지기업의 해외진출 및 해외사업에도 큰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성그룹 관계자는 "세계 에너지분야 정상급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포진한 WEC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그룹 에너지사업의 국제화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대성그룹의 이 같은 성장세와 재무적 안정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