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첫돌 맞는 코넥스시장 현주소는?
2014.06.30 18:10
수정 : 2014.06.30 18:10기사원문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자본조달을 위해 개설된 코넥스 시장이 1주년을 맞았습니다. 코넥스 시장은 출범 후 1년간 55개 기업을 상장시켰고 시가총액은 1조원에 달하는 등 외형이 급속도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거래량이 부진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코넥스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지난 1년을 돌아보고 극복해야 할 과제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개장 1년을 맞은 코넥스 시장이 턱 없는 거래량과 높은 규제장벽에 둘러싸여 아직도 걸음마를 떼지 못하고 있다. 상장 기업과 시가총액이 늘며 외형은 커졌지만 정작 내실은 없다는 진단이다.
시장 안팎으로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자 금융당국은 그간 강경한 입장을 거두고 규제 핵심인 '개인투자자 3억원 예탁금 제한'을 1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아울러 최초로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성공하는 등 코넥스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갖가지 이슈를 몰고다녔다.
■덩치 커졌지만 알맹이는 비었네
창조경제의 무대인 코넥스 시장이 첫 돌(지난해 7월 1일)을 맞았다.
코넥스 시장은 유가·코스닥 시장에 상장이 힘든 창업 초기의 중소·벤처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개설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이전까지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은 80% 이상이 은행 대출에 국한됐고, 주식 발행을 통해서는 1% 남짓밖에 안되는 실정이었다.
이에따라 부채비율이 높았으며 이자비용이나 대출정책 변화 등 은행의 입김에 따라 기업의 존립이 좌우됐다. 이는 곧 코넥스 시장이 만들어진 이유다.
태어난 지 1년 만에 코넥스 시장의 몸집은 2배 넘게 커졌다. 현재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은 55개사이며 시총도 1조2000억원 가까이 된다. 이는 출범 첫달 21개사, 약 50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발육 상태는 좋지 않다. 일일 거래량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1년 전 하루 거래량은 7만주를 웃돌았지만 현재는 5만주가 채 안 된다. 시장 초기보다 34개 상장사가 더 늘었지만 하루 한 주도 거래하지 못하는 상장사가 35개에 이른다. '이름만 상장사'인 셈이다.
아울러 지난해 50%에 달했던 거래형성률 또한 30%대로 쪼그라들었고, 주식의 손바뀜을 의미하는 매매회전율은 올 들어 6%로 지난해 17%보다 축소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넥스 상장사 역시 자금조달은 이미 포기한 눈치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솔직히 코넥스 상장 목적부터 자금조달은 기대하지도 않았다"면서 "상장사라는 기업 이미지 제고와 홍보, 코스닥 이전 상장 등 무형의 가치를 본 것"이라고 털어놨다.
■걷히는 규제, 코스닥행 속속
금융당국은 6월 30일 시장활성화를 위해 향후 개인예탁금 3억원 제한 규제를 1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전까지 금융당국은 코넥스 시장이 개설 초기 시장인 점, 투기시장 변질 가능성,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개인은 3억원의 예탁금을 걸어야만 거래가 가능토록 제한했다.
이는 '시장다운 시장'의 기능을 저해하는 주요인으로 지적됐는데 결국 시장의 요구를 수용키로 한 것이다.
이효정 한국거래소 팀장은 "개인투자자도 증권사 펀드 등을 통한 투자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다는 시장의 주장을 금융당국이 받아들인 것"이라며 "점진적인 규제 완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거래활성화 면에서는 저조했지만 상장 미숙아를 키우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내며 시장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패스트트랙(신속이전상장) 제도가 코스닥 시장으로 향하는 조커로 부각되면서 코넥스 상장사들의 1순위 목표가 됐다. 기존 요건인 상장 1년 경과, 영업이익 시현, 매출액 200억원 이상,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등에서 매출액 기준이 100억원 이상으로 크게 완화됐다.
이 제도를 통해 최근 정보기술(IT) 부품업체 아진엑스텍는 첫번째로 코넥스 징검다리를 밟고 코스닥으로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아진엑스텍은 오는 24일부터 코스닥 상장사의 자격으로 거래될 예정이다. 아진엑스텍과 같은 날 코스닥 이전상장을 신청한 헬스케어 전문업체 메디아나도 꾸준히 코스닥행 티켓을 노리고 있다.
길문종 메디아나 회장은 "절차상 코스닥 이전상장 심사 결과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거래소는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코넥스를 졸업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웅갑 거래소 부장은 "올해 안에 약 10개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