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인플레’ 외대 성적평가 강화키로

      2014.07.03 17:13   수정 : 2014.07.03 17:13기사원문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한국외국어대가 성적평가를 강화한다. 절대평가는 실시 기준을 낮추고 재수강생의 경우 학점의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하지만 총학생회에서 반대 서명을 받는 등 학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3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2학기 성적평가부터 절대평가와 재수강생의 학점취득을 제한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절대평가가 실시되는 강좌의 수강생 기준을 현행 20명 미만에서 15명 미만으로 낮췄고, 재수강생의 경우 전원 상대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재수강을 하더라도 학점이 A0를 초과할 수 없는 학점 상한제도 도입했다. 여기에 백분율 산출방식도 기존에는 '65+ (평점평균 -1.0)×10'을 적용해왔지만 앞으로는 평점평균 환산기준표에 따르도록 변경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절대평가 기준의 강화다.
한국외대는 대학의 특성상 특수 언어학과가 많고 15~20명 내외의 수강생으로 운영되는 강의도 많다. 때문에 상대평가를 실시하게 되는 과목수가 의외로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외대는 그동안 학점 인플레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의 경우 90%에 가까운 졸업생의 평균 학점이 B+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성적평가 방식 변경에 대해 찬반이 갈리는 모습이다. 김태훈씨(말레이인도네시아어 3)는 "다른 대학 학생들과 취업전선에서 동등한 출발선에 서는 셈"이라며 "특별히 심한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대학에서 이미 하고 있는 제도도 많다"고 말했다.

신민지씨(태국어통번역 4)는 "학점인플레이션이 심한 대학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지금 상태로 유지된다면 학생들의 취업에도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반대하는 측은 학생들의 이번 결정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성적체계에 일정부분의 변화는 필요하지만 이미 고착화돼 있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독단적으로 변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성적평가 개편에 반발하며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에 걸쳐 재논의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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