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거듭하는 광역버스 입석 금지

      2014.07.21 16:52   수정 : 2014.10.25 00:43기사원문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 금지정책이 졸속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시험 운영하고 있는 정책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재검토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8월 중순부터 실제 단속에 들어갈 방침이라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시민들의 안전을 이유로 들고 있는 만큼 반대할 명분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사전 대책을 철저히 세우지 않고 시행하다보니 지각 출근 등 시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어설프고 무책임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는 하루 평균 125만명에 달한다. 대부분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한다. 광역버스 입석 승객만 하루 1만~2만명에 이른다. 국토부도 입석 승객 해소를 위해 추가로 버스를 투입했지만 하루 2000명밖에 더 수송을 못한단다. 나머지 수용 인원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강행했던 것이다. 정부도 이를 몰랐을 리 없다.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겠거니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미리 수요를 예측하고 광역버스 승객들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았다.

정부가 발표한 보완대책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심스럽다.국토교통부와 경기도는 서울로 출근하는 승객의 불편을 줄이고자 21일 오전부터 혼잡이 심한 분당 이매촌과 서현역에 각각 전세버스 7대와 10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버스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 경인선, 분당선 등 지하철 운행도 총 14회 늘렸다. 용인 상미마을에도 28일부터 13대가 더 편성된다고 한다. 땜질식 처방을 한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각적 보완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긴 하다.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면 그 피해를 서민들이 고스란히 입는다. 지난 3월 발표했던 전·월세 대책도 그랬다. 전세 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이 시장 불안과 임대사업주 반발로 이어지자 결국 과세방침을 철회했다. 당시 정부는 생계형 임대소득자에 대한 세금을 2년 유예하고 공제혜택을 확대해 세 부담이 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 대책은 공신력이 생명인데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땜질 처방을 계속하면 누굴 믿겠는가.

그렇다고 7·30 재·보선을 의식해 "입석을 허용해야 한다"는 식의 선심성 정책도 옳지 않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광역버스에 입석 승객을 태우는 것은 항상 대형 참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번 광역버스 입석 금지정책의 방향 자체는 옳다는 얘기다.
시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한 추가 보완책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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