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中 저가폰에 흔들린 위상 갤S5로 적진서 되찾는다

      2014.07.31 17:16   수정 : 2014.10.24 19:16기사원문

삼성전자가 7월 31일 발표한 2·4분기 실적은 앞서 내놓은 잠정 실적과 비슷했다. 예상대로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지난 2012년 2·4분기 이후 2년 만에 7조원대로 떨어졌다.

실적 악화의 진원지는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이다. 프리미엄 시장 성장세 둔화와 중국산 중저가 제품의 공세, 원화 강세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조원 넘게 줄었다.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사업 부문별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등 신시장 개척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2년 만에 영업이익 8조원대 붕괴

삼성전자가 2014년 2·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3532억원, 영업이익 7조187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7월 31일 밝혔다. 매출은 52조35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조4600억원보다 8.9% 감소했다. 전분기 53조6800억원과 비교해도 2.5%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지난 2012년 2·4분기 이후 처음으로 7조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올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6%나 줄었고, 전분기와 비교해도 15.3%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역시 IM부문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컸다. IM부문 2·4분기 영업이익은 4조4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2800억원보다 29.6%나 급감했다. 매출액도 28조45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조원가량 줄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와 중국산 중저가 스마트폰과의 경쟁 격화, 유럽시장에서의 유통 재고 부담 등 악재가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반도체와 가전 분야는 선방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의 경우 2·4분기 매출 13조원, 영업이익은 77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300% 증가했다. 울트라고화질(UHD) TV 성장과 브라질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봤다.

디바이스솔루션(DS)분야는 매출 16조2300억원, 영업이익 2조9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 중 반도체는 매출 9조7900억원, 영업이익 1조8600억원을 달성했고, 디스플레이 부문은 매출 6조4400억원, 영업이익 2300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

문제는 하반기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 삼성전자는 "무선 사업의 경우 하반기에 모델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지만, 경쟁 심화에 따라 3·4분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사업도 수익성 개선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반도체는 메모리 사업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시스템LSI 사업은 거래선 수요 약세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은 프리미엄급 TV 패널 판매 증가로 실적 성장이 기대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은 판매 증가세 둔화와 중가 제품 증가에 따라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CE부문은 전망이 밝다. 성일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성수기에 진입하는 동시에 신제품이 전 세계 유통망을 통해 본격 공급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반전 키워드는 '중국·원가절감'

결자해지(結者解之). 삼성전자 실적 회복의 열쇠는 스마트폰이 쥐고 있다. 하반기 상황이 쉽지만은 않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타깃은 올해 1억대 규모로 성장할 중국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이 대표적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중국 LTE 시장은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좋은 사업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하반기에 신모델을 대거 중국에 본격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말 기준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에서 18.8%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23.1%의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업체 쿨패드가 차지했다. 애플은 3위에 그쳤다.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과 부품 공유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되는 3차원 V낸드가 기존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부진했던 시스템LSI 사업 역시 기존 생산시설을 활용해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두영수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상무는 "시스템LSI 14나노 제품 생산의 경우 신규 라인(S3)이 아닌 기존 생산시설을 활용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14나노 제품은 올 연말 양산을 계획하고 있고 거래선 확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올 시설투자에 24조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 초 밝힌 투자 규모 금액과 동일하며 지난해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상반기에 43%를 집행됐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5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정부의 배당확대 유도에 맞춰 배당금을 증액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배당금에는 변화가 없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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