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 무렵 부산 아미동서 생이별한 친어머니 찾아

      2014.08.24 16:46   수정 : 2014.08.24 16:46기사원문
경남 김해에 사는 50대 여성이 첫돌 무렵 헤어진 친어머니를 애타게 찾고 있다.

24일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으로 '잃어버린 가족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청 182실종아동찾기센터에 따르면 이현숙씨(52·여)는 부산 서구 아미동 친할머니집에서 살던 첫돌 무렵 친어머니 김영자씨(76)와 생이별했다.

이북 피난민 출신인 친어머니는 2∼3명의 여동생과 남동생 하나가 있었다. 당시 여자치고는 키도 크고 미인형이었다. 키워준 어머니의 미용실 후배였는데 이씨를 낳고 첫돌까지 함께 살다가 키워준 어머니에 의해 쫓겨났다.


이씨는 "친할머니는 영주동 수정터널 근처 미용실에서 일하던 친어머니를 본 게 마지막이었다고 했다"며 "나중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업고 걸리고 국제시장을 지나가더라는 얘기도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가 첫돌이 될 때까지 '이현아'라는 이름으로도 불렸기 때문에 친어머니는 그 이름으로 기억할 수도 있다"며 "출생신고를 1년이나 늦게 하는 바람에 이름이 이현숙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아버지 이종관씨(84·사망)는 키가 172㎝ 정도로 마른 체격에 머리숱도 많고 인물이 출중했다. 3남3녀 중 장남으로, 첫째 고모는 이종순, 둘째 고모는 이방자, 셋째 삼촌은 이종민, 넷째 고모는 이종옥, 다섯째 삼촌은 이종국이다. 이씨는 "아버지는 매우 엄하셨지만 정이 많았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살뜰하게 챙겨주셨다"며 "17년이나 신은 구두를 자랑할 만큼 검소했다"고 기억했다.

이씨가 스무살이던 지난 1982년 수산업을 하던 아버지는 병원 입원 후 일주일 만에 갑자기 사망했다. 삼촌·고모들이 어머니와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재산을 두고 싸움이 났고 키워준 어머니는 이씨를 '밖에서 낳아온 딸'이라며 내쳤다.

이씨는 '나를 버리고 갔다'는 원망에 젊었을 때는 친어머니가 한없이 미웠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가정을 꾸리면서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세상에서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로 느껴졌다.

이씨는 "스무살 시절부터 혼자 구청 등 관공서를 쫓아다니면서 친어머니를 찾으려고 애를 써봤지만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나 마찬가지였다"며 "그동안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해왔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한 살 때 어머니의 품에서 느꼈던 그 온기를 다시 느낄 수 있다면 일생의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눈물로 하소연했다.


이씨는 "친어머니의 결혼한 가족들은 나를 잘 모르겠지만 고모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이모들은 초등학교를 다녀 나의 존재와 친어머니의 상황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며 "가정을 꾸리고 살더라도 살아계시면 소식만이라도 들었으면, 얼굴 이라도 한 번 봤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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