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는 순간 박테리아 전멸, 은나노설계 에어필터 개발
2014.09.21 14:37
수정 : 2014.09.21 17:54기사원문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우경자 박사팀과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황정호 교수팀이 닿는 순간 병원균을 죽이는 은나노복합체 코팅 에어필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전통적인 에어필터 위에 걸러진 박테리아나 곰팡이와 같은 병원균은 수분과 영양물질먼지 등과 같은 주변환경이 갖춰지면 오히려 필터에서 번식하는 등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은나노물질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반응해 이들을 파괴하며 살균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30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은나노입자가 구형의 실리카 표면을 둘러싼 형태의 은나노복합체를 설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항균 에어필터에 붙은 은나노복합체는 이론적으로나 실험적으로나 필터 위에 매우 강하게 부착된다. 연구팀이 은나노복합체를 에어필터 위에 코팅한 결과 90% 이상의 코팅 효율, 95% 이상의 박테리아 포집능력, 99.99%의 박테리어 제거 효능을 나타냈다.
에어필터 위에 코팅된 은나노복합체는 초속 2m 이상의 강풍에도 필터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연구팀은 바람에 날려 필터에 걸러진 대장균과 포도상구균의 은나노복합체와의 반응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으며 은나노복합체에 닿는 순간 박테리아들이 즉사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는 은나노입자의 항균능에 관한 논란을 잠재우는 결정적 단초가 됐다"며 "은나노복합체가 병원균에 닿는 순간 즉사시키므로 슈퍼박테리아처럼 내성을 갖는 병원균까지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가 출판하는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머티어리얼스 케미스트리 비'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오는 10월 21일 출판될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