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 첫 임원회의서 "더이상 담임선생님 같은 역할 하지 말라"
2014.11.24 11:07
수정 : 2014.11.24 11:07기사원문
"감독당국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훈계하고 개입하는 '담임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하기보다는 시장자율을 존중하고 촉진하도록 감독방향을 재정립해야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첫 주례임원의에서 임원들에게 제시한 일성이다. 진 원장은 임원들에게 금감원의 감독방향을 훈계에서 시장자율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독려했다. '담임선생님'이 학생을 일방적으로 훈계하는 것처럼 금감원이 금융사를 일방적으로 다그치는 식의 관리감독을 지양하겠다는 게 진 원장의 의지다. 금감원의 관리감독 방향이 자율과 창의 관점으로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진 원장은 "지난 주말 업무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임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노력과 헌신, 열정과 전문성을 느낄 수 있었던 반면, 그동안 규제 및 제재 위주의 감독방향에 대한 일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요구가 많은 점을 감안해 금융감독 프레임에 대한 큰 틀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감독당국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훈계하고 개입하는 '담임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하기보다는 자율과 창의의 관점에서 시장자율을 존중하고 촉진하도록 감독방향을 재정립하고, 이를 향후 업무계획 수립 등에 반영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 원장은 건전성감독과 소비자보호라는 금감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한다는 당부도 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금감원 본연의 기능은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라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이런 본연의 기능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해야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또한 "특히 선량한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포통장, 금융사기 및 보험사기 등 불법·부당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엄정히 대처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진 원장은 시장과의 소통과 지속적인 쇄신 노력도 금감원의 미션으로 제시했다.
그는 "'열린 감독'을 위해서는 시장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더불어 조직 운용 및 업무 전반에 걸쳐 부단한 변화와 쇄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임직원들이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적극 수용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 불필요한 일을 최소화하고 즐겁게 일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이도록 조직의 일하는 분위기를 새롭게 바꿔나가자"면서 조직 쇄신의 의지도 피력했다.
이외에 진 원장은 '백조의 호수'에 빗대어 향후 금감원의 조직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백조의 호수'가 외관상으로는 평온하고 조용하면서도, 물밑에서는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아실 것"이라며 "금감원도 호수 위의 백조와 같이 내부적으로는 치열하게 노력하되, 시장에는 조용하면서도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신뢰받는 감독당국이 되도록 모두 함께 노력자"고 독려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