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탄소배출권 거래제 보완 필요"
2015.01.12 22:15
수정 : 2015.01.12 22:15기사원문
원가 경쟁력 높이기 위해 국경세 부과 등 고려를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정부에 강력하게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보완을 주문했다. 현재 정부안대로 그대로 진행할 경우 원가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철강협회장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5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지 않는 중국 제품들과 가격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국경세를 부과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어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기업이 부담하게 되는 비용을 연구개발(R&D) 자금으로 되돌려주는 방안 등 좋은 보완책들이 있다"며 "정부가 좋은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란 기업별로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총량을 할당하고서 잔여분이나 부족분을 다른 기업과 거래하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거래소에서 이날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협회 차원에서 환경부에 탄소배출권 총량을 늘려줄 것을 수차례 건의한 것으로 알지만 결과는 업계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며 "보완이 되지 않으면 국내 철강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강업계가 정부에 요청한 탄소배출권 총량은 3억2700만t이지만, 정부가 책정한 배출 총량은 3억600만t으로 2100만t의 차이가 난다.
한편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권 회장은 "지난해 철강재 수입은 전년보다 17.3%나 증가한 2274만t으로 2008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고 특히 중국산은 35%나 증가한 1340만t이 유입돼 국내 철강수급의 위기상황을 초래했다"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위기 극복에 앞장선 철강인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
이어 "올해도 글로벌 수요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가격 하락이 지속돼 국내 철강산업의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중국의 성장둔화와 구조개편에 의한 뉴노멀 시대 진입은 큰 시련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국내 철강업계는 초장기 저성장에 따른 포스트 메가 경쟁에 대응해 철강산업 내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자동차, 조선을 비롯한 수요산업과의 융합적 협력, 부품사의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공동 마케팅 등 전략적인 상생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저원가, 고효율 생산체제 확립을 위한 본원적인 기술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권오준 한국철강협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오일환 철강협회 상근부회장, 손봉락 TCC동양 손봉락 회장, 이태준 고려제강 사장, 이승휘 세아베스틸 부회장, 김용민 포스텍 총장, 정은영 철강자원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