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2020년 매출 100兆.. 제2 사업보국 향해 달린다"
2015.01.19 17:49
수정 : 2015.01.19 17:49기사원문
1996년 제일제당그룹 사업구조 재편
식품·바이오·미디어·물류로 다각화
CJ그룹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제2의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제시했다. 사업보국은 기업 경영을 통해 국가에 보탬이 되도록 한다는 뜻이다. 한국의 근현대사 경제발전의 시기에 삼성 등 주요 그룹 경영자들은 처음으로 사업보국의 카드를 꺼내 든 바 있다.
CJ그룹이 새해 경영 키워드로 제2의 '사업보국'을 꺼낸 것은 장기 경기침체의 우려속에서도 '창조 경제'를 통해 굳건히 나라 경제의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업보국은 최근 그룹 계열사인 CJ E&M이 제작한 흥행영화 '국제시장'에서도 투영됐다. 올해 첫 천만 관객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산업 일꾼들의 처절한 삶을 그려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에는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와 광부, 베트남에 파견된 상사 직원 등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위해 외화벌이에 떠났던 옛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CJ 경영진은 새해 신년사에서 영화 '국제시장'을 언급하면서 나라의 일꾼이 되자고 '사업보국'의 큰 포부를 다시 품었다. 영화 '국제시장'은 지난 1960~70년대 가난했던 대한민국이 빈곤을 탈출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기여했던 '제일제당'의 사업보국 역사와도 같다는 자체 평가다.
CJ 경영진은 식품에서 출발해 문화기업으로 탈바꿈한 창조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창조경제에 기여, 제 2의 사업보국을 실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창조경제에 기여해 제2의 사업보국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CJ는 최근 20년간 가장 괄목할만한 변화와 성장을 보인 대기업으로 손꼽힌다. 1996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독립경영을 시작한 지 이후, 매출액 1조 7000억원의 식품 기업이 26조8000억원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했다.
국내 부동의 1위인 식품 및 바이오사업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분야에서도 업계를 리드하고 있으며, 대한통운을 인수해 물류업계 1위로 올라서는 등 신유통·물류 분야에서도 단연 국내 1위다. 나아가 2020년에는 그룹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매출 비중 70%의 '그레이트(Great) CJ'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창조사업 다각화로 '사업보국'
CJ그룹의 거침없는 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창조적 사업 다각화'다.
CJ의 성장은 새로운 시장을 산업화하고 시장과 기업이 함께 발전한 '창조형'이다.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온 여타 대기업과는 다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장기적인 비전을 확립하고 큰 그림을 그리며 사실상 '제2의 창업'을 이끌었다. 1995년 드림웍스에 3억달러를 투자할 당시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이는 지금 문화콘텐츠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됐다.
CJ그룹은 1996년 제일제당그룹 출범 이후 기존 식품 위주의 사업구조를 재편해 △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생명공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신유통&물류 등 4대 사업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후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극장 도입(1998년), 39쇼핑(현 CJ오쇼핑) 인수를 통한 국내 홈쇼핑 시장 개척(1999년), CJ로 그룹 사명 변경(2002년), CJ E&M 출범 (2010년),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인수 (2011년) 등의 굵직한 성과를 이끌어내며 국내 유일무이한 문화창조기업으로 도약했다.
4대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은 기존 대기업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이 아닌, 상호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기 적합한 구조다.
CJ그룹은 해외에서 주목받는 한류 콘텐츠를 통해 국격을 높임으로써 우리 음식과 문화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일상 생활에서 확산된 한국 문화를 한류 상품 소비로 연결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에 맞춰 4대 사업군이 서로 유기적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CJ대한통운·CJ오쇼핑·CJ올리브영 등이 포함된 신유통사업군이 전통적 주력사업이던 식품사업군의 매출을 넘어서며 사업다각화의 성공을 알리기도 했다. 다른 사업군이 식품사업 실적을 넘어선 것은 CJ GLS로 물류사업에 첫 진출한 지난 1998년 이후 14년만이다. 비 식품사업군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식품기업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평가다.
■'온리원 정신' 창조 견인
창조적 사업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CJ그룹이 강조하는 정신은 '온리원(ONLYONE)'이다. 최초, 최고, 차별화를 지향한다는 의미의 '온리원' 정신은 신규사업 진출이나 신제품 개발 시 가장 고려하는 요소다.
이를 배경으로 CJ그룹은 다양한 히트상품, 컨텐츠를 개발했다. 식품사업에서 과거 햇반, 컨디션을 통해 국내 전무했던 즉석밥 시장, 숙취해소 음료 시장을 개척했다. 또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 프리미엄 한식 부페 계절밥상, 복합외식공간 CJ푸드월드 등을 선보이며 CJ만의 한발 앞선 식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사료·바이오 사업에서는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력을 보유하며 과거 일본 기업 위주로 형성되었던 전세계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CJ의 '온리원' 문화가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분야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이다. 1999년 국내 최초로 멀티플렉스 극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으며, 2011년 CGV청담씨네시티를 오픈하며 컬쳐플렉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 문화공간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엠넷미디어, 온미디어, CJ인터넷 등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합병으로 출범한 CJ E&M은 국내 대중문화콘텐츠 개발 및 한류문화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슈퍼스타K'는 케이블 방송업계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며 국내 문화 전반에 오디션 열풍을 이끌었고,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은 케이블 드라마의 한계를 깨고 지상파 드라마 이상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웰메이드 사극이라는 평단 및 대중의 극찬을 받으며 128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명량'은 1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새로 썼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