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비 횡령 등 스포츠 비리 적발..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 코치 등 9명 검거
2015.05.18 13:44
수정 : 2015.05.18 13:44기사원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쇼트트랙, 레슬링, 스키, 씨름 등 4개 종목의 비리와 관련, 감독과 코치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릉시청 쇼트트랙팀 코치인 이모씨(37)는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훈련비 또는 대회 출전비를 허위로 청구하고, 쓰고 남은 돈은 반납하지 않아 모두 8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강릉시청에서 빙상팀을 담당하는 공무원 최모씨(54)와 공모해 우수선수 영입비용 명목으로 시와 체육회로부터 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이씨는 빙상장 운영자, 체육용품업자와 짜고 대관료 및 훈련장비대금 등을 실제보다 많이 청구해 강릉시청으로부터 모두 1억1600여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이렇게 챙긴 돈 가운데 1300여만원을 공무원 최씨에게 뇌물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무원 최씨가 빙상팀 예산의 상당부분을 영수증이 필요없는 '보상금' 항목으로 집행하고, 장기간 비리를 저질러졌음에도 정기감사에서 적발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 광역시 레슬링협회 전무이사 이모씨(45)는 2010년 7월부터 지난 해 1월까지 소속 선수들에게 시체육회가 지급하는 우수선수 관리지원금 1억5100만원을 가로챈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전국체전 참가비를 받으려면 통장이 필요하다'고 속여 선수들에게 통장과 도장을 받은 후 이 통장으로 입금되는 우수선수 관리지원금을 몰래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1993년 이 지역 범죄단체 '왕가파'의 행동대장이었던 이씨는 2001년∼2009년 경찰의 관리대상 조폭이었음에도 레슬링협회 전무이사직을 맡으면서 내·외부 통제 없이 예산 집행에서 경기운영까지 협회 행정을 좌지우지해 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알파인 스키 전 국가대표 이모씨(34)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전 국가대표 김모씨(54)는 해외 사용처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 해외 전지훈련비를 허위로 청구해 각각 720여만원, 510여만원을 횡령했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대한씨름협회 전 사무국장 성모씨(58)는 최근 2년 간 자신과 친분이 있는 업체에 경기장 설치비를 과다하게 지급해 협회에 8470만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자신이 유치하지 않은 기업 후원금 4000만원에 대한 성과금 800만원을 스스로에게 지급한 혐의(횡령)도 받고 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