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높아졌다

      2015.07.21 17:16   수정 : 2015.07.21 22:12기사원문
성능·통신 서비스 지원 등 약점 해결한 새 제품 내놔 갤S6 시리즈 탑재시키며 2분기부터 성과 가시화
자체 개발 AP·통신칩으로 시장 1위 퀄컴에 도전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가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판매량이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6월부터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모두 총괄하는 김기남 사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삼성 AP 시장점유율 큰 폭 상승

2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4분기 전 세계 모바일 AP 시장에서 점유율 5.6% 기록, 5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 내 탑재돼 명령해석, 연산, 제어 등의 기능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말한다.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운영체제(OS)와 앱 등의 소프트웨어(SW)를 실행하는 동시에 다양한 시스템 장치를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1위는 미국 퀄컴(37.9%)이 차지했다. 점유율은 1년 전 42.5%와 비교해 4.6% 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대만 미디어테크(23.9%→21.7%) 중국 스프레드트럼(10.1%→15.4%) 미국 애플(11.2%→12.6%) 순이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AP 시장에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6.엣지'에 자체 모바일 AP 엑시노스7420을 탑재할 수 있어서다. 엑시노스7420은 업계 최초로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 기존 20나노 제품보다 전력소비량이 적고 성능은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4세대 이동통신 LTE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자사 스마트폰에 자체 생산한 모바일 AP를 탑재하지 못했다. 통화권역이 바뀔 때 통화를 끊기지 않게 이어주는 기술을 구현하지 못하면서 퀄컴에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 '갤럭시S3' LTE 버전부터 삼성전자 모바일 AP가 제외됐고 2013년 내놓은 '엑시노스5 옥타' 역시 발열 등 불완전한 성능 및 LTE-A 지원 문제로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3', 지난해 상반기 선보인 '갤럭시S5'에 줄줄이 탑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 "퀄컴과 경쟁 자신 있다"

주력 제품인 모바일 AP가 흔들리자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도 실적은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한때 1조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당시 반도체 총괄이었던 김기남 사장이 지난해 6월 시스템LSI사업부장을 겸하며 긴급 투입됐다.

자타공인 반도체 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은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맡자마자 퇴근 시간까지 미뤄가며 임직원 독려에 나섰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불완전한 성능과 통신 서비스 지원 문제 등을 해결한 새로운 모바일 AP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엑시노스7420이 갤럭시 시리즈 탑재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도 흑자로 전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사업부가 2·4분기를 기점으로 하반기에는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의 눈높이는 단순한 실적 개선에 머물고 있지 않다.
모바일 AP 분야의 절대 강자인 퀄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무선사업부라는 내부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지난 10년 동안 수조 원의 개발비를 투자, 대등한 설계기술을 확보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자체 개발한 AP와 통신칩을 탑재하면서 퀄컴에 도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모바일 AP와 통신칩 부문에서 2017년쯤이면 퀄컴의 적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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