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도 밀어낸 한은 전지은행권 5만장 추가 판매...'수집, 주술적 의미'

      2015.08.05 16:04   수정 : 2015.08.05 16:04기사원문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공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판매 개시 1주일 만에 5만장이 모두 동이난 1000원권 전지은행권(연결화폐)이 지난 4일부터 추가 판매가 시작됐다.

5일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 1000원권 전지은행권 1차 발행 물량(5만장)이 모두 소진됨에 따라 이번에 추가로 5만장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한은 창립 6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번 전지은행권은 1000원짜리 화폐 45장(가로 5장·세로9장)이 연결돼 있다. 전지 크기로 화폐가 연결돼 있어 전지은행권이라고 부른다. 액면가로는 4만5000원이지만 포장 비용과 부가가치세 등이 더해져 5만9500원에 판매된다.


화폐 두 장이 연결된 형태의 기념 은행권들은 종종 발행됐지만 전지은행권 발행은 지난 2005년 당시 구 1000원권에 이어 두번째다. 1인당 3장으로 판매를 제한했지만 지난 6월 발행 일주일만에 5만장이 모두 팔려나갔다. 10년전 당시 제작됐던 구 1000원권 7만장이 모두 판매되기까지 1년반 정도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척 빠른 속도였다. 심지어 지나친 매입 과열을 우려해 기호와 일련번호를 무작위로 섞어서 판매했지만 메르스 공포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판매 개시 당일 판매처인 서울 남대문로 한은 화폐박물관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설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당시 너무 빨리 물량이 소진돼 사실 내부적으로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10년만에 발행된 전지은행권이라는 점에서 화(貨)테크 개념으로 일반의 관심을 끌은데다 일부 화폐 수집상을 중심으로 사재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올해 광복 70주년 기념 주화 역시 사전 신청 물량이 쇄도해 12만4100장이 발행된다.

10년전 발행된 전지은행권은 현재 인터넷 등에서 수십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경기가 전만 못하다는 인식이 퍼질수록 자영업자, 사업가들 사이에서 소위 '대박'을 바라는 주술적 의미에서 전지은행권 매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1000원권 전지은행권에 대한 이같은 호응에도 한은은 1만원권 전지은행권 발행이나 금화로 된 기념주화 발행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1만원권을 전지은행으로 제작할 경우 판매가가 50만원선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제 구매층이 제약돼 있어 국민적 위화감을 살 수 있고 자칫 뇌물 등 고가의 선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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