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물 약세 장기화.. 대안으로 은행채 부상

      2015.10.08 17:52   수정 : 2015.10.08 17:52기사원문

단기 이벤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BNK캐피탈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투자 심리 악화가 크레딧물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시장 위축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조선, 건설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로 회사채 시장이 움츠러든 데다 대안으로 꼽히던 여전채에 대한 불안감마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당분간 크레딧물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안정성 위주의 은행채, 국공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채-공사채 중심 발행 증가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공사채, 은행채, 여전채 및 무보증 회사채를 합한 크레딧물은 전월(16조1000억원) 대비 10.5% 가량 늘어난 17조8000억원이 발행됐다. 이는 3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공사채 발행이 호조세를 견인했다는 지적이다.


9월 크레딧물은 은행채와 여전채가 각각 11억4000만원, 3억8000만원의 순상환을, 공사채와 회사채가 각각 16억8000만원, 2억1000만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은행채에서는 기업은행 2조71000억원을 비롯해 산업은행(1조7900억원), 수출입은행(1조1600억원)의 발행이 두드러졌다. 카드사는 1조4200억원, 캐피털사와 일반 금융채 1조700억원, 신종자본증권은 1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BNK사태 등 연이은 악재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크레딧 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 하락이 크레딧 스프레드(금리차) 확대로 이어졌다"면서 "여전채와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는 11~17bp(1bp=0.01%포인트) 가량 확대됐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안전자산인 공사채와 은행채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며 이들의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폭은 1~2bp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여전채發 크레딧물 약세 지속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는 것은 채권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의미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이미 2014년 초 수준까지 확대됐음에도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추가 확대요인이 남아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건설 및 조선 등 수주산업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약세를 보이던 회사채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여전채는 BNK캐피탈 사태로 여전사 전반의 자산 건전성 우려가 불거지며 약세로 전환했다.

9월 한달간 여전채 스프레드는 AA-등급 3 년물을 기준으로 16.7bp가 확대됐다. 홍콩 항셍 주가지수 급락으로 인한 주가연계증권(ELS) 잔고 감소 전망이나 폭스바겐 국내 리콜 등의 이슈 또한 여전채 스프레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여전채는 회사채 대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물 중심 보수적 투자해야

이 때문에 향후 크레딧물 약세가 완화될 때까지는 장기물 공사채, 은행채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 것이란 지적이다. 유동성이 풍부한 초우량 크레딧물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공사채, 은행채, 여전채, 회사채에 대한 만기별 투자 수익률은 공사채와 은행채의 경우 10년물 투자 수익률이 각각 2.78%, 2.92%로 가장 높다. 여전채 AA-등급과 회사채 AA-, A0등급은 분석 대상 중 만기가 가장 긴 5년물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채 대비 가격 변동성이 작고 국채금리 대비 이자수익 매력도가 높은 우량물을 조정시 매수해야 한다"면서 "공사채와 은행채 등은 예금금리 대비 70bp 이상의 기대수익률 관점에서 선별매수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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