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송금서비스 '스트림와이어' 개발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2015.10.26 17:52
수정 : 2015.10.26 22:27기사원문
"현재 금융시스템은 중앙집권적이다. 기술을 통해 이 시스템을 분산적인 구조로 바꾼다면 국내 금융회사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신한금융의 핀테크 협업프로그램인 '퓨쳐스 랩' 1기 기업으로 참여한 창업 5개월차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스트리미'의 이준행 대표(31·사진)는 중앙집권적 구조의 외환송금 시스템에 변화를 예고했다.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외환송금은 소수 글로벌 대형금융사 네트워크를 거쳐 이뤄지고 있다. 한정된 네트워크를 이용하다 보니 해외 송금 시간은 3일가량. 매번 30~40달러의 수수료도 내야 한다. 그런데도 이들 금융회사의 네트워크를 선택해 온 이유로는 '안전성에 대한 대가'가 꼽힌다.
이 대표는 "그간 인터넷망을 통해 금융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던 이유는 안전성에 대한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라면서 "이 문제만 보완된다면 인터넷 망을 통해 더욱 저렴하고 빠른 금융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스트리미는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외환송금 서비스 '스트림와이어(StreamWire)'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특정 금융회사의 전용망이 아닌 공개된 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송금이 이뤄짐에 따라 송금 시간이 1시간가량으로 줄어든다. 또 기존 금융회사가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는 방식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기록을 공개해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대조하는 방식이어서 해킹과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핀테크의 핵심 장점으로 꼽히는 비대면거래를 통한 '편리성'과 기술을 통한 '비용절감'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서비스인 셈이다. 이 점때문에 바클레이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블록체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이 금융서비스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국내 금융회사들에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인터넷은 항상 열려 있고 평등하다는 것이 특징인데, 그간 금융거래 통로로서 걸림돌로 여겨졌던 부분이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국내 금융회사들이 인터넷상에서 대형 금융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리미는 '1호 서비스' 스트림와이어의 내년 3월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트리미와 같은 스타트업이 오픈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개발한 기술을 출시할 수 있는 배경에는 금융회사의 지원이 한몫했다.
'신한 퓨쳐스 랩' 참여를 통해 사무실 등 인프라 제공은 물론 기술상용화를 위한 컨설팅과 투자자 모집 등 업무에 대한 지원도 받았다.
스트리미의 첫 서비스 역시 신한은행과 협업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신한은행 시스템에 스트림와이어를 장착하는 작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금융회사의 정책과 핀테크 트렌드 등이 맞물리면서 수월하게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작은 기업이 대형 금융사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타트업이 처리하기 힘든 유권해석 등 법률과 관련된 업무지원도 큰 힘이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외에 비해 시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핀테크산업 육성을 위해선 정부의 발 빠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 대표는 "스트림와이어가 상용화되기 위해선 외환관리법과 관련 유권해석 등이 필요한데 기업 입장에서는 신속한 답변이 절실하다"면서 "핀테크산업이 빠르게 돌아가는 점을 고려했을 때 찰나의 순간으로 주도권을 다른 국가 기업에 뺏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