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신용등급 강등 '수모'...'저유가'에 경제 휘청

      2015.11.01 14:20   수정 : 2015.11.01 14:20기사원문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계단 낮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우디의 국가신용등급을 장기는 'AA-'에서 'A+'로, 단기는 'A-1+'에서 'A-1'으로 각각 한 계단씩 낮췄다.

S&P는 저유가 장기화로 사우디의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6%에 달할 것이라며 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국가 수입의 80%를 에너지 수출에 의존한다.

사우디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됐다.
지속적인 유가 하락으로 사우디의 재정악화가 반전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10월21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저유가가 지속되고 사우디 정부가 긴축 재정 및 세제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5년 안에 국가 재정이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와 중국 경기침체 여파로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5월 최고점에서 27%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사우디 증시의 타다울 지수는 올해 4월 고점 대비 28% 떨어졌으며,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30%포인트로 201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우디 중앙은행이 보유한 순외화자산도 지난해 8월 7370억달러(약 839조745억원)에서 현재 6470억 달러(약 736조6095억원)로 줄어들었다.

S&P의 강등 결정에 대해 사우디 정부는 강력 반발했다.

사우디 재무부는 이번 강등결정 직후 "S&P의 평가는 전체 국가 경제의 기초건을 고려하지 않은, 자본시장과 유가에 대한 즉각적 반응 정도로 보인다"며 "사우디 경제의 기초는 여전히 튼튼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우디는 GDP의 100%가 넘는 순자산을 보유한 국가이고 외화보유고도 충분하다"며 "S&P 평가는 매우 성급했고 경기 순환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므로 이번 평가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도 다음날 한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사우디는 대규모 인프라 지출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지난 12년동안 대규모 금융보유고를 축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우디는 공공지출 급증에도 걸프국들 중 GDP 대비 가장 낮은 부채를 갖고 있다"며 "올해 재정적자는 관리가능하다"고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한편 S&P 외 나머지 두 국제 신용평가사의 사우디 신용등급은 아직 변동이 없다. 무디스는 사우디의 장기 신용등급을 'Aa3'으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피치는 'AA'에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매기고 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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