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美 연방준비제도 의장 "美 불황에 제로금리 필요.. 인상땐 점진적"
2015.11.24 17:39
수정 : 2015.11.24 17:39기사원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지된 '제로(0)금리 정책'은 경제위기에 처한 미국에 필요했다. 다만 금리를 올리더라도 점진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내달 15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정치인이자 소비자 운동가인 랠프 네이더가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을 비판한 공개서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저금리가 많은 소비자들에게 소비를 유도하고 기업투자를 자극했다. 이를 통해 경제 회복과 함께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경기가 확장되면 물가상승률도 2%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옐런 의장은 "저금리는 연준 정책의 한 부분이다. 연준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단계적(점진적)이 될 것이다. 다른 국가들이 금리를 너무 빠른 속도로 인상했다. 또 지난 25년간 제로 금리를 유지했던 일본의 사례가 경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초저금리를 수년간 지속하거나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는 등 다른 나라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옐런 의장의 입장은 네이더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공개서한에 대한 답변이다. 네이더는 자신이 이끄는 '미국의 저축자' 단체를 대표해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을 비판했다.
네이더는 "금리 소득으로 매달 요금(세금 등)을 내고 있는 많은 은퇴자들이 있다. 금리 소득으로 사회보장금을 충당해야 하는 노인들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또 그는 "훨씬 더 많은 금리소득을 올리고 있는 수천만명의 미국인들이 소비하도록 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달라"며 지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애컬로프(옐런의 남편)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예금 이자가 늘어도 집과 연금 계좌의 가치가 더 극적으로 줄어드는 것과 상쇄하지 못할 수 있다. (연준의 적극적인 대응이 없었다면) 일자리와 연금을 잃거나 실직한 자녀들을 떠받쳐야하는 부담이 커질 게 뻔했다"고 반박했다.
시장에선 내달 15일 연준의 금리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내달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 금리 인상폭 1%포인트에 이를 것이다. 한번에 0.25%포인트씩 모두 네 차례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0.5~0.6%포인트)보다 확신에 차 있고, 인상폭 예상치도 배 정도 높은 편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는 "미국 경제는 '느린 회복'이 조만간 끝나고 속도를 낼 것이다. 또 내년에 노동시장은 완전고용에 이르고 소비, 주택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소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내년 4·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 보다 2.25% 성장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다만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 올라 주택시장, 자동차 판매 등이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