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혼자사는 청년 위한 주거정책 제시"
2015.12.10 18:15
수정 : 2015.12.10 18:15기사원문
"모든 시민이 보장받아야 하는 주거권을 우리나라 청년들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임경지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사진)은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중대형 아파트보다 소형 원룸이 더 비싼 게 현실이지만 혼자 사는 청년들을 위한 주거정책은 그동안 거의 나오지 않았다"며 "그나마 있는 공공주택은 대부분 거주기간이나 가구원 수를 선발 기준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일자리를 얻고 결혼을 해야 집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청년들에게 불리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람들이 뜻을 모아 만든 국내 최초의 청년주거 협동조합이다.
임 위원장은 민달팽이 유니온의 목표에 대해 "당장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가 바뀔 수 없다면 청년들 스스로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정책으로 반영되는 주거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임 위원장은 국토교통부 주최 '2030 정책토크'에 참석해 취업준비생(취준생)을 위한 첫 주거정책을 이끌어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일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준생 등 젊은 계층도 행복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고, 국토부도 연내 정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청년을 위한 사회주택인 '달팽이집 3호' 공급을 앞두고 있다. 3호는 리모델링 과정부터 예비입주자와 조합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달팽이집은 입주자와 조합원이 참여하는 공유주택이다. 그는 "공유주택은 주택을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구성원 간에 생기는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고 전했다.
지난 3월부터 임 위원장은 서울시 청년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1인가구나 협동조합형 공공주택과 관련한 정책들을 제안한다. 임 위원장은 "국가에서 하는 정책은 주로 3~4인가구 중심이고, 서울시 청년정책은 주로 일자리 중심"이라면서 "국가와 자치단체가 신경 쓰지 못하는 틈새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임 위원장은 "우리의 생애주기에 맞춰서 공동육아를 할 수 있는 '쌍달팽이집'도 만들고 은퇴 시기에는 '은달팽이집'도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조합원이 늘어나고 상호 네트워크가 견고해지면 결코 농담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