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입양아 쇠파이프로 때려 죽인 40대...대법, 징역 20년

      2015.12.22 10:32   수정 : 2015.12.22 10:32기사원문
만 25개월 된 입양아를 쇠파이프로 때려 숨지게 한 40대 여성에게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이 여성은 숨진 입양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두 친딸도 수시로 학대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7)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은 "25개월의 영유아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했으면서도 지속적으로 폭행해 전체 혈액량의 20~25%가 소실되는 출혈을 일으키고 도망가는 아동을 붙잡아 외상성 경막하 출혈을 발생시켰다"면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피고인의 연령·성행·지능, 범행동기와 수단·결과, 범행후 정황을 검토해보면 원심의 양형(징역20년)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라고 밝혔다.


남편과 불화 끝에 2012년 각각 13살. 11살된 두 딸과 함께 별거를 시작한 김씨(47·여)는 이듬해 14개월된 영아(딸)를 입양해 키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입양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주거지와 남편의 사무실, 과거 운영했던 상가의 임대차 계약서, 재직증명서를 위조하는 등 경제적 능력이 있고 남편과도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것처럼 속였다.

입양을 한 뒤 김씨는 아이를 수시로 폭행했다. 입양한 아이 뿐만 아니라 친딸 두명 역시 학대의 대상이 됐다.

지난 해 10월에는 빚독촉을 받게 되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옷걸이 지지대로 쓰던 쇠파이프로 입양한 딸을 30분 동안 때리는 등 화풀이를 했다. 아이가 "잘못했어요"라고 빌었지만 구타는 계속됐고, 나중에는 화장실로 데려가 샤워기로 10분간 찬물을 뿌렸다.

입양아는 다음 날 오후 내출혈로 사망했다. 부검결과 아이는 혈액의 20~25%가 이미 소실된 뒤였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은 김씨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도 "신체적·정신적으로 보호해야 함에도 오히려 학대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심(항소심) 역시 "범행수법과 결과가 엄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며, 두명의 친딸 역시 상당한 고통을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사문서위조와 무면허운전 등 전과가 다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징역 20년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1심 법원은 김씨의 남편 전모씨(51)에 대해서도 '양육비를 주지 않았고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학대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보호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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