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대상에 김경욱 '천국의 문'
2016.01.11 18:14
수정 : 2016.01.11 18:14기사원문
문학사상이 주관하는 제40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김경욱(45·사진)의 '천국의 문'이 선정됐다.
11일 문학사상에 따르면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천국의 문'은 단편소설의 정석을 보여주는 잘짜여진 이야기라는 점이 특징이다. 요양병원에서 치매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 아버지의 죽음을 딸의 시선으로 처리하고 있는 이 작품은 한국의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노인과 죽음, 가족공동체의 해체 등 여러 겹의 문제들을 한데 응축시켜 놓고 있다.
그런데 작가는 이같은 문제들은 비정하리만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치밀하게 구성하고 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다뤄지는 디테일의 묘사,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의 능란한 구사, 죽음 자체를 해석하는 특유의 시각 등은 이 소설이 성취하고 있는 서사 미학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특히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 부성(父性) 부재의 현실과 가족공동체의 해체 문제는 소설의 결말에서 패러디 방식을 통해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다.
김경욱 작가는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 '아웃사이더'가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소설집 '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 '베티를 만나러 가다'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 등을 발표한 문단의 중진이다.
아울러 우수작으로는 △김이설의 '빈집' △김탁환의 '앵두의 시간' △윤이형의 '이웃의 선한 사람' △정찬의 '등불' △황정은의 '누구도 가본 적 없는' 등 5편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열릴 예정이며 대상 상금은 3500만원, 우수작 상금은 각 300만원이며 수상 작품집은 오는 21일께 발간될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