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하반기 스타트업 옥석 가려질 것"
2016.01.20 18:25
수정 : 2016.01.20 18:25기사원문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다. 사업초기에 받은 시드머니(종잣돈)를 통해 초기단계를 넘어선 스타트업들은 사업구조를 고도화시켜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마련해야 생존할 수 있다."
■후속투자 유치로 '죽음의 계곡'을 넘어야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사진)는 창조경제 정책이 4년차로 접어드는 올해부터 창조경제 창업열풍 속에 설립한 스타트업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을 살아서 견뎌내는 스타트업이 결국 창조경제의 성과물이 되는 것이다.
박 대표는 20일 기자와 만나 "지난 2013년부터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등 신산업분야에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시드 레벨에 해당하는 투자를 받았다"며 "그들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이기 때문에 올해 후속투자를 위해 구체적인 수익성을 입증하는 등 단기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스타트업이 창업 후 3~5년 이내 맞이하게 되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른바 '시리즈 A'로 불리는 대규모 후속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올해가 그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국 창업 생태계와 맞닿아 있다. 국내는 아직 대기업의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후속투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박 대표는 "시드 단계의 벤처캐피털(VC)은 스타트업의 비전을 사는 것이라 난이도가 높지 않지만, 그 다음 단계 자금을 제공하는 VC들은 매우 엄격하다"며 "모바일 플랫폼 이용자를 모으는 데 그치지 말고 소비자가 단돈 100원이라도 더 내고 쓰고 싶도록 확실한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인지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끈기로 무장한 '자수성가형 CEO시대' 열겠다"
2012년 2월 출범한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컴퍼니 빌더형 스타트업 지주회사'로 '창업 성공방정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VC와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기관)의 중간개념인 컴퍼니 빌더(Company Builder)는 '사람.아이디어.자본'을 결합해 매년 1~2개의 스타트업을 자회사로 설립하는 개념이다.
'티켓몬스터 3000억 빅딜'의 주역인 박 대표(당시 스톤브릿지캐피털 투자팀장)과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노정석 파이브락스 대표, 미국 인사이트 벤처스 등이 '한국판 버크셔 해서웨이'를 꿈꾸며 패스트트랙아시아를 공동창업했다. 즉 스타트업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해 재벌 2~3세나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자수성가형 CEO(최고경영자) 시대'를 열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박 대표는 "한국은 상속의 나라, 미국은 창업의 나라로 여겨진다"며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파트너사(자회사격인 스타트업)를 중심으로 창업가들이 가장 적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자수성가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온라인 플랫폼 기술과 오프라인 서비스 인프라를 결합, △헬로네이처(유기농 식품 배송) △푸드플라이(고급 음식배달) △스트라입스(남성 맞춤의류) △패스트캠퍼스(성인 재교육) △패스트파이브(사무실 임대)를 잇따라 세웠다. 이들 스타트업 대부분 50억원 안팎의 후속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여성 맞춤속옷 분야 스타트업을 운영할 CEO를 발굴 중이다.
박 대표는 "10조원 규모의 광고 시장을 온라인으로 가져오고 있는 네이버의 회사 가치가 20조원"이라며 "80조원 가량의 자동차 애프터 마켓을 비롯해 의류도매와 부동산 임대 등 혁신이 필요한 거대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으로 가져온다면 '제2의 네이버'가 수십개 이상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