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千 통합 vs. 文-沈 연대 '장군멍군'.. 야권 통합 키 누가 쥘까
2016.01.25 17:43
수정 : 2016.01.25 21:53기사원문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긴급 회동을 갖고 심 대표가 제안한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혀 연대를 구체화했다.
표면적으로 '안·천 통합신당 vs문·심 전략전 연대' 전선이 확연히 구축된 셈이다. 이로써 두 축간 향후 범야권 통합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천 의원은 박주선·박준영 호남신당 등을 포함, 나머지 야권 제세력과 통합 내지는 연대를 목표로 '아메바'식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더민주와 정의당은 노동개혁법 등 주요 쟁점법안에 대한 정책적 공조를 견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정의당의 가세로 노동개혁법안 처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 安-千 전격 통합…야권 재편 시동
안·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한상진·윤여준 공동창준위원장과 김한길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 합의문을 발표했다.
통합 당명은 '국민의당'이며, 중앙당 창당일은 당초 국민의당 창당일인 내달 2일이 유력한 가운데 세력간 통합 절차나 정강·정책 등 체제정비에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다소 순연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단 안·천 의원은 양 세력간 통합에 따라 최우선 목표인 원내 교섭단체(20석) 구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천 의원 합류로 현역 의석은 16석으로 늘게 됐고 통합에 긍정적인 박주선 의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의석수는 17석이된다.
특히 한 발 더 나아가 야권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박준영 신당, 김민석 전 의원의 민주당, 구 동교동계, 정계복귀 초읽기에 들어간 정동영 전 의원, 더민주 탈당후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측과도 총선전 연대 내지는 통합을 목표로 통합 논의를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안·천 통합에 주도적 역할을 한 김한길 의원이 야권 제 세력간 추가 통합 논의의 기획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통합 논의과정과 절차 등에 대해선 안·천 의원과 긴밀한 조율을 거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야권 통합의 첫 시동을 건 국민의당은 일단 교섭단체 구성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천 의원과 새로운 둥지를 트는데 성공함으로써 최근 더민주에 밀리는듯 했던 호남 지지세의 반등을 가져올 '전기'를 마련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미 천 의원과 박주선 의원, 정동영 전 의원이 사실상 3자 연대에 합의했고, 박준영 신당과 김민석 전 의원도 통합에 긍정적인 만큼 조만간 국민의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의견을 모은 상태임을 감안하면 5개 세력이 안 의원과 합류하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호남민심 어디로…
더민주의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이후 호남에서 지지율 하락세와 내부 갈등으로 복잡한 양상에 처해있던 국민의당으로선 이날 통합으로 든든한 언덕인 호남 지지율 하락 국면에 어느정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호남신당세력과 구동교동계까지 합류해 국민의당으로 호남민심이 쏠릴 경우 더민주내 이탈을 부추기면서 교섭단체 구성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호남민심의 경우 김종인 위원장 영입이후 당 안정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더민주와 이날 통합으로 범야권 통합 논의의 시동을 건 국민의당 사이에서 어느정도 '조정기'를 거친 뒤 양당의 개혁작업 진도와 인물 영입 등을 통한 체질 개선 노력 등을 봐가면서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김 전 의원의 민주당 등 일부 호남세력들과의 통합에 소극적이었던 천 의원 성향상 단순 세불리기식 통합에는 어느정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통합의 한 축인 천 의원이 그동안 호남 현역의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꼽은 점도 향후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가진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 영입과 함께 호남민심 아우르기를 겨냥, '호남 공천'과 관련된 특단의 절차와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더민주-정의당 파견법 연대?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심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제안한 총선 승리 및 정권교체까지 염두에둔 '범 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적극 협력키로 합의했다.
당초 천 의원과의 연대에 공을 들여왔지만 안·천 의원의 전격 통합 선언이라는 '일격'을 당한 더민주가 정의당과 통합이 아닌, 전략적 연대를 통해 범 야권의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전략협의체가 안·천 통합에 비해 비교적 '느슨한' 연대지만, 총선을 염두에둔 후보단일화가 아닌, 정권교체를 위한 정책연대 내지는 연립 정부 구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당장 노동개혁법안 처리에 양측 전선이 공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문·심 대표가 회동에서 '파견법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고 현재 진행중인 선거구획정.노동5법 등 쟁점법안 논의에 깊은 우려를 표한 만큼 어느정도 간극을 좁혀가고 있는 여야 쟁점법안 협상이 다시 교착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