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해외서 기가토피아 실현.. ICT로 '뉴 황의 법칙' 쓴다
2016.02.23 19:58
수정 : 2016.02.23 22:52기사원문
【 바르셀로나(스페인)=허준 기자】 반도체산업에 '황의 법칙'을 만들어낸 황 회장이 ICT산업에서 '뉴 황의 법칙'을 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KT 황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가토피아를 통해 '글로벌 1등 KT'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지난해 MWC 기조연설에서 5G가 만들어낼 미래를 제시했는데 불과 1년 만에 다양한 ICT 사업자들과 함께 5G의 모습을 구현했다"며 "글로벌 협력을 바탕으로 올해는 5G보다 구체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터키에 LTE 기술 컨설팅
황 회장은 통신망 구축, 운영, 컨설팅 등 기존 통신분야 사업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하고,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한 3대 전략방향으로 △미래융합 ICT 등 핵심사업 성장 가속화 △기가 솔루션의 글로벌 시장 확산 △해외 투자사업 본격화를 설정했다.
KT가 중점 추진하는 미래융합 ICT 분야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지능형 원격 검침(AEM) 구축, 르완다 통합 보안망 구축, 싱가포르 센토사 홀로그램 구축 등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날 MWC 현장에서는 터키와 기가 LTE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스페인 카탈루냐에 기가와이어를 공급하기로 했다.
KT는 지난 22일 터키의 투르크텔레콤그룹과 기가 LTE 수출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약 1800만명의 무선 가입자를 보유한 투르크텔레콤은 모바일은 물론 인터넷, 전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터키의 대표 통신사다. 올해 4월 LTE 출시와 함께 유무선 통합 작업이 가속화될 예정이며 KT가 개발한 기가 LTE가 도입된다.
KT는 기가 LTE의 터키 수출은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파트너십에는 기가 LTE 수출뿐 아니라 5G 네트워크 글로벌 기술표준, 5G 서비스 개발 등에서 공동 협력하기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스페인에는 기가와이어 기술 수출
KT의 또 다른 기술인 기가와이어도 수출 성과를 냈다. 이번 MWC 기간에 KT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정부와 기가와이어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매년 MWC가 열리는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의 주도이기도 하다.
기가와이어는 광케이블이 아닌 구리선에서 기가급 속도(최대 600Mbps)를 실현하는 기술이다.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유적지가 많은 카탈루냐 지역의 특성상 새롭게 광케이블 구축이 쉽지 않은 만큼 기가와이어의 활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기가와이어는 바르셀로나의 임대아파트에 우선 제공될 예정이다. 연간 700만~800만명이 찾는 바르셀로나는 비싼 호텔요금으로 인해 아파트를 임대하는 관광객이 많다. 기가와이어 보급이 본격화되면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들도 보다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글라데시에 '기가아일랜드'도 구축
아울러 황 회장은 23일 오후 MWC 현장에서 방글라데시의 주나이드 팔락 ICT 장관, 국제이주기구(IOM)의 로라 톰슨 부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방글라데시 '기가스토리' 구축 등을 포함한 3자간 MOU도 체결한다.
기가스토리는 초고속 네트워크와 지역 맞춤형 ICT 솔루션을 통해 교육, 문화, 의료, 경제 등 도서산간 및 오지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KT의 공유가치창출(CSV) 프로젝트다. 2014년 10월 임자도(기가아일랜드)를 시작으로 비무장지대 대성동(기가스쿨), 백령도(기가아일랜드), 청학동(기가창조마을)에 차례로 문을 열었다.
이번 MOU에 따라 첫번째 글로벌 기가스토리가 구축되는 곳은 방글라데시의 섬인 모헤시칼리로 결정됐다. 방글라데시는 건국 50년이 되는 2021년까지 ICT를 통해 교육 및 의료환경개선, 빈곤 퇴치, 실업률 개선 등을 목표로 중진국에 진입한다는 '디지털 방글라데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모헤시칼리에 기가아일랜드를 구축해 '디지털 방글라데시'의 표본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모헤시칼리에 기가아일랜드가 구축되고 이를 통해 방글라데시에 기가서비스가 자리잡으면 해외에서 국가적 차원으로 기가토피아가 추진되는 사례가 된다고 황 회장은 강조했다.
■'뉴 황의 법칙'…'기가토피아' 해외로 간다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기가인프라와 융합서비스를 토대로 '기가토피아(GiGAtopia)'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가토피아는 인간과 모든 사물이 기가인프라로 연결되고 융합서비스를 통한 ICT 생태계 활성화로 산업발전과 생활혁신을 이루는 세상이다.
황 회장은 이번 MWC를 기점으로 기가토피아를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확대키로 했다. 해외 각국의 기가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고 융합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기가토피아'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황 회장은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처럼 쾌적하게 ICT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수록 글로벌 기가토피아 실현에 대한 공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기가토피아는 KT의 비전인 '글로벌 1등'을 달성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