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수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를 취소한 김장호 구미시장이 "아전인수식으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기에 앞서 공연의 안전에 대해 먼저 세심한 고려를 하는 것이 인기 연예인의 의무"라고 꼬집었다.
김 시장은 지난 24일 SNS를 통해 "이승환 씨 측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하지만 구미시는 예술 공연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모든 공연은 안전이 담보되는 상태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재 대한민국은 양 진영 간 첨예한 대립 중에 있으며, 이와 같은 분열된 상태에서 공연 당일에도 공연장에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이승환 측에게 제안한 서약서는 안전하고 원활한 공연 진행을 위한 초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서약서를 요청드렸고, 이는 25일 집회를 예정한 시민단체에게 서약서를 통해 시위 자제와 이해 협조, 그리고 이승환 씨의 진정성을 보여줌으로써 안전을 담보해서 화합의 공연을 도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안전에 대한 협조 요청에는 서약하지 않는 대신 본인의 SNS에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 등 해석에 따라 시민단체에 조롱과 냉소로 비춰질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시민과 관객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3일 김 시장은 "이승환 씨의 개인적 정치적 성향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이승환의) 나이가 60세인데 전국 공연이 있으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상황과 시민 분열에 대해 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시장은 "자칫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대관을 취소했다.
1965년생 이승환은 올해 만으로 59살이다. 김 시장은 1969년생 만 55세로 이승환보다 4살 동생이다.
이승환은 즉시 SNS에 공식 입장을 내고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환 측 변호사에 따르면 이승환 1억, 공연 예매자 1인당 50만원, 드림팩토리의 경제적 손해를 더해 총 청구액이 정해진다고 부연했다. 김 시장을 상대로 한 이번 소송 비용은 이승환이 전부 부담키로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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