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낙폭과대주·수출주에 러브콜

      2016.03.02 16:41   수정 : 2016.03.02 16:41기사원문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돌아왔다. 지난달 25일부터 나흘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9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들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원화 약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 수출주와 연초 이후 주가가 급락한 낙폭 과대주를 집중매수하고 있다.

■외국인, 정책 기대감에 '컴백'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이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146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834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200 선물도 9803계약(1조1631억원)을 순매수 했다.

외국인의 복귀는 지난달 초 부터 감지됐다. 선물과 프로그램매매를 통해서 꾸준히 시장을 사들였다는 점에서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 200 선물 3만6793계약(4조3313억원)을 쓸어담았다.
같은기간 프로그램매매를 통해서도 지난달 3일 하루만 제외하고는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3조2404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개별 종목은 팔더라도 시장에 대해서는 꾸준한 관심을 보여 온 셈이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양적·질적 완화 정책을 다시 한 번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온기가 돌았다. 국제유가가 1배럴당 30달러대에서 안정을 되찾은 것도 한몫했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정책기조 변화가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산유국의 산유량 동결 조치도 공급 과잉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서 "최근 외국인의 움직임은 '반짝' 순매수에 그치지 않고 지속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낙폭과대 수출주에 '베팅'
외국인들은 원화 약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전통 수출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연초 낙폭이 컸던 종목과 실적 개선 여지가 높은 종목에도 베팅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물산과 현대차, SK텔레콤, 포스코 등 대형 우량주를 집중 매수했다. 이 중 삼성물산은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에 대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에 외국인들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나 포스코, 롯데케미칼 등은 연초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대형주들은 원화 약세 수혜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 조승빈 연구원은 "최근 이어지는 원화 약세 흐름으로 환율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메디톡스, 이어 이오테크닉스, 컴투스, 셀트리온, 에스에프에이, 인트론바이오, 크루셜텍, 매일유업, 주성엔지니어링, SK머티리얼즈 등이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이중 메디톡스는 지난 달 초까지만 해도 주가가 50만원을 상회했지만 이날 종가기준으로 44만6800만원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셀트리온도 12만원을 웃돌았지만 10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종목은 단기간에 20~30% 급락한 종목들인 셈이다.


외국인은 낙폭과대 종목 외에도 SK머티리얼즈와 인트론바이오 등 실적 개선 여지가 높은 종목에도 베팅하고 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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