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세대공감' 초라한 성적표.."실적 0건 지자체도"
2016.03.06 13:58
수정 : 2016.03.06 14:46기사원문
■11개 중 3구는 사업 실적 '0건'
6일 서울시와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지붕 세대 공감' 사업을 실시한 자치구는 11곳으로, 노인 98가구, 학생 122명이 혜택을 봤지만 오는 2018년까지 예산 10억원을 투입해 임대주택 1000호를 공급하겠다는 서울시 목표에 비해서는 초라한 성적표다. 자치구에 따라 사업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기도 한다.
지난해 실적 5건 이하인 지자체가 절반이 넘는 6곳이었다. 종로와 서초, 용산구의 경우 지난해 0건이었고 마포구(어르신 1가구, 학생 1명), 성동구(2가구, 2명), 동작구(3가구, 5명) 역시 참여 인원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노원구(27가구 34명)와 광진구(24가구 28명)는 비교적 선방했다.
일부 자치구는 '한지붕 세대 공감' 사업이 예상과 달리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현실성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A자치구 관계자는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60%(20만원 내외)인데다 통상 공과금도 포함돼 (노인) 참여율이 낮다"며 "낯선 사람과 동거하는 문제도 자녀 반대가 커 방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B자치구 관계자는 "학생이 선호하는 학교 인근 방은 확보가 사실상 어렵고 대부분 학교와 거리가 있는 곳"이라며 "학생들의 문의 전화는 간혹 오는데 실제 신청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세대 갈등으로 재계약 적어
'한지붕 세대 공감' 사업이 부진한 또 다른 이유는 세대 및 생활 차이로 인한 노인과 학생 갈등이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월세에 공과금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아 노인은 난방비 등 절약문제로, 학생은 귀가시간 제한 문제 등으로 종종 갈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C자치구 관계자는 "과거 노인과 학생 사이에 냉장고 사용을 둘러싸고 두 칸을 썼니 한 칸을 썼니 등으로 감정이 격해진 적이 있다"며 "갈등을 풀 방법이 없어 중간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지붕 세대공감'은 6개월 마다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계약 연장을 할 수 있지만 연장 비율은 높지 않다.
D자치구 관계자는 "6개월 계약기간이 지나면 대개 연장계약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일단 서울시는 지원금 확대나 참여조건 완화 등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담당자 1명이 참여자 수십명을 관리하는 경우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올해부터 사업 참여 노인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렸고 대학생 소득 기준에 제한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김가희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