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상현 '막말 녹취록' 파문에 내홍 극에 달해

      2016.03.09 17:34   수정 : 2016.03.09 17:34기사원문
새누리당이 4·13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공천 관련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내홍의 그늘이 깊어지고 있다. 살생부, 여론조사 '괴문서' 유출 사건에 이어 '3연타'로 터진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대표 욕설' 파문은 이미 꼬일대로 상한 계파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친박계는 일단 몸을 낮추고 사태 진화에 고심하고 있지만 친박계의 '비박계 공천 학살'을 의심해왔던 비박계는 잔뜩 격앙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윤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 정계 은퇴 등의 날선 비판이 터져나왔지만 친박계는 '취중 실언'에 대한 징계는 과하다며 사태를 덮고 가려는 모양새다. 오히려 '정치적 음모론'을 내세워 사태 반전의 의도도 읽힌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의 파장이 쉬 가라앉기는 힘들어 보인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내 이른바 친박 '실세' 중 하나로 꼽히는 윤 의원의 입에서 나온 '공천 배제' 취지의 발언은 '단순 실언'과는 무게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 비박계 비판의 핵심이다. 여기에 앞서 당원에게 욕을 한 예비후보에게 최근 '탈당 권유'라는 중징계를 내린 바 있어 그보다 사안이 큰 윤 의원 파문을 쉽게 덮기도 힘들게 됐다.

김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닫고 대응을 자제했지만 단단히 상한 심기를 감추지는 않았다.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윤 의원이 사과를 하기 위해 국회 본관 대표실에서 약 30분을 기다렸지만 김 대표는 옆문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면담을 거부했다.

윤 의원은 "김 대표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당시 '살생부' 사태로 너무나 격분한 상태에서 술을 많이 마셨고 하소연을 하다 이런 말을 하기에 이르렀다"면서 "공천 개입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측근을 비롯한 비박계는 윤 의원의 정계은퇴까지 거론하며 '칼'을 갈고 있다.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이보다 더 작은 막말도 심사를 한다. 윤 의원이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명박 정부 실세로 통했던 이재오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윤 의원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공천을 통하거나, 권력을 통하거나 김 대표를 죽여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 것이다. (윤 의원이) '다 죽여'라고 하는 '다'에 언론에서는 괄호하고 비박계라고 써놓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친박계는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며 사태 봉합을 위해 진땀을 흘렸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아무리 취중이라고 해도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잘못됐다"며 윤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정치 선배로서 김 대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김 대표의 마음을 달랬다.

그러면서도 "세상이 참 흉악해졌다.
사적인 발언을 녹음하는 것도 문제지만, 개인적 통화까지 녹음해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세상에서 누구를 믿고 살겠냐"며 "무슨 공작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일은 앞으로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말께 '살생부' 논란이 일자 지인과 통화하며 "김무성을 죽여야 한다.
(비박계를)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야 한다"며 욕설을 퍼부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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