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前총재 "ECB-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로 통화약세 유도 중"...'환율조작' 비판

      2016.03.22 16:09   수정 : 2016.03.22 16:15기사원문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것은 본질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머빈 킹 전 영란은행(BOE)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의 중앙은행들은 본질적으로 환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킹 전 총재는 다른 모든 국가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 괜찮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무엇인가. 바로 통화가치를 끌어내리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에 대해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지난 10일 정례회의에서 마이너스 상태인 예금금리(-0.3%)를 0.1%포인트 낮추고 현재 실시하는 양적완화 규모를 월 200억유로 추가확대했다.
BOJ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했다. BOJ는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사실상 '환율조작'이라고 비판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 금리가 낮을 경우 대외자금이 유입되지 않거나 이탈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처럼 자금이 이탈하면 자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통화가치가 떨어질 경우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 각국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경쟁적으로 도입할 경우 각국의 통화약세를 부추겨 환율전쟁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ECB와 BOJ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부양을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채택한 결과 통화가치가 떨어졌을 뿐 고의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린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이달 초 "일부 (부양) 조치들이 외환시장에까지 파급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전적으로 경제를 위한 것이며 환율전쟁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BOJ 역시 환율조작 의혹에 대해 부인해왔다.

킹 전 총재는 다만 "누구나 환율을 끌어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국 달러를 희생시키면서 환율을 끌어내리려고 노력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조차 달러강세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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