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보물이니 180억에 사라', 알고보니 가치 없는 모조품

      2016.04.14 12:35   수정 : 2016.04.14 12:35기사원문
서울 수서경찰서는 자신을 고미술품 전문가인 것처럼 속여 재력가에게 가짜 골동품을 국보급 보물로 속여 180억원에 판매하려 한 혐의(사기미수)로 한모씨(58)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용직 노동자인 한씨는 신용불량자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올 1월 지인 소개로 만난 재력가 A씨(63)씨에게 범행을 저지르기로 마음먹었다. 한씨는 뇌출혈 후유증으로 인지와 기억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A씨가 고미술품 애호가라는 점을 노려 가짜 골동품을 비싸기 팔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자신이 30년 동안 고미술품을 수집해온 국보급 문화재 전문가라며 직접 작성한 수집유물 목록을 보여주며 접근했다. 그는 완전범죄를 위해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고 고미술 동호회에 나가는 등 공부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올 1월부터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A씨를 만났고 그때마다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며 고미술협회 유명 전문가보다 자신이 문화재를 더 잘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씨는 A씨에게 '고구려 금동보살입상', '고려시대 청자 연적', '고려시대 분청사기', '조선시대 옥 공예품' 등 가짜 골동품 12점을 국보급 보물이라며 180억원에 사라고 권유했다. 이에 A씨는 한씨가 보낸 골동품 사진과 출처, 추정가, 제작연대 등을 담은 도록을 주변 지인들에게 보여줬지만 이들로부터 '모두 가짜'라는 답을 들었다.
한씨를 의심하게 된 A씨는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경찰에 검거된 한씨는 "비싸게 팔려고 했던 점은 잘못했지만 골동품은 진품"이라고 끝까지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한씨가 팔려 했던 물건은 모두 가치가 없는 모조품이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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