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치'에 이어.. 기업구조조정 힘 실어주는 이주열

      2016.04.22 18:04   수정 : 2016.04.22 19:40기사원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정치권과 정부의 구조조정 논의에 힘을 실어줬다. 총선 이후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 진행되면서 한은도 이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은행장들도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추진돼야 한다며 이 총재에게 공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구조조정 적극 대응"

이 총재는 22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에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이 밝혀진 데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해운사들도 적자의 늪에 빠져 구조조정에 직면해 있다. 특히 현대상선은 채권단의 자율협약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의 기로에 서있다.
지난해 말 금감원이 발표한 구조조정 대상업체는 상반기 35개, 하반기 19개 등 총 54개사다. 한은과 주요 채권단인 은행도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된 셈이다.

이 총재는 순이자마진이 축소되고 일부 취약업종 기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현 상황이 은행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다 구조조정이 본격 추진되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우량기업들까지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은행들의 경영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 추진되면 경영 여건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은행 손실 흡수력이 양호한 상태여서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경계감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은행들이 옥석 가리기를 잘 해서 우량기업들까지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달라"며 "신용경색 등으로 시장이 불안해지면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돌입하더라도 우량기업들에 대한 자금수혈을 이어달라는 주문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한은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은행장들도 기업 구조조정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 참석자들도 은행 부실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는 등 손실 흡수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금융시장 회복은 유보적인 입장

최근 회복되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면서도 "실물부문에서도 부분적으로나마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견실한 회복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수출.설비투자.창업 촉진을 위한 9조원 규모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지원했다.
이 총재는 이 자금이 5월부터 본격 집행된다며 은행의 협조를 당부했다. 은행장들도 이 정책이 수출, 설비투자와 창업.고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KEB하나, KB국민, 우리, 신한, NH농협, IBK기업, 수출입, 한국씨티, SC제일은행 등 9개 은행 대표들이 참석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