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중책 맡은 산업은행, 자금조달 안정화 위해 예수금 30%까지 늘린다
2016.04.28 09:07
수정 : 2016.04.28 09:07기사원문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 부행장은 지난 27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27% 수준인 예수금 비중을 30%로 늘릴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산업은행의 자금조달은 소매 금융 분야인 예수금,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차입금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전체 자금 조달 중 원화와 외화 비중은 각각 75%와 25%다. 현재 원화조달 총액 126조원의 약 27%인 34조원 정도가 원화 예수금에서 나오고 있다.
이 부행장은 "단기적으로 원화조달 금액의 30%로 예수금 비율을 높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전체 조달 금액의 30%를 예수금으로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 전체 예수금 시장은 1100조원 정도로 산업은행은 이중 3%(34조원)를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소매 금융분야인 산금채 규모를 늘리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경우 최근 구조조정 관련 유동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예수금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예수금 비중 확대는 최근 조선 해운업의 대규모 구조조정 관련 추후 손실금액을 추산하기 어려운 만큼 가능한 최대한 자본금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행장은 "지난해 현대상선은 1조9000억원을 적자로 포함해 흡수했고, 한진해운도 자체 이익으로 감당이 가능하다"면서 "문제는 조선(대우조선해양 등)인데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손실 금액을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에 대한 금융권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약21조7000억원, 이 중 84.3%인 18조3000억원이 산은과 수은의 몫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산은의 구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4.2%인데 익스포저 부실에 따라 1~2%이상 낮아질 수도 있다.
이 부행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산은의 자본확충 방안관련, 한국은행이 산금채를 사는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는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은이 산은에 자본공급을 하는 것은 크게 3가지로 한은이 산금채를 사는 방법,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한 후순위채를 인수하는 방법, 자본금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며 "산금채를 사는 첫 번째 방식의 경우 기존 다른 기관들도 살 수 있고 시장에서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구조조정 이슈와 관련 산업은행은 자본 확충을 위해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부행장은 "현재 132개 업체 중 46개의 자회사 매각을 목표로 현재 3개 업체를 매각했다"며 "향후 최대한 신속하게 자회사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