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기업 몸집 줄이기
2016.05.25 17:57
수정 : 2016.05.25 22:14기사원문
【 서울.베이징=박지영 기자 김홍재 특파원】 올 들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되는 추세가 수치상으로 뚜렷이 드러나면서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인력 다이어트와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 축소로 매출에 타격을 받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조직을 슬림화화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우후죽순 생겨났던 중국의 소규모 업체들은 도태되며 폐업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시장 축소가 스마트폰 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조직 규모를 줄이고 있는 업체들이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혹은 마지막 몸부림으로 끝나는 데 그칠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인력 감축
25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4400만대로 지난해 1.4분기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멈춘 것이다. 0% 성장률은 세계시장에 스마트폰이 선보인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업체들의 매출도 타격을 입었다. 국내에서는 일단 LG전자와 팬택이 각각 인력재배치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먼저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력을 축소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팬택 역시 다음 달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현재 임직원 500명 중 절반에 달하는 인력을 다시 한번 줄이겠다고 나섰다.
■난립했던 중국 업체들도 구조조정 잇따라
중화권 업체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국의 휴대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대표적 휴대폰 제조업체인 HTC가 인력감축을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가상현실(VR) 등으로 수익모델 다변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의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HTC의 왕쉐훙 회장이 지난 18일 직원 회의에서 일부 직원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HTC는 지난해 8월에도 운영비를 35% 줄이겠다며 대만 인력 1300명을 포함, 전체 임직원의 15%에 이르는 2250명을 줄였지만 경영사정이 호전되지 않았다. 또 다른 중화권 업체인 레노보 역시 32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을 감축한 바 있다.
주력 제조업체의 인력감축이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몇 년 새 우후죽순 생겨난 중국의 소규모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잇따라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한때 애플 아이폰 짝퉁 제품을 160달러에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던 다카러는 이미 문을 닫았다. 한때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이어 중국 모바일시장에서 3위를 기록했던 K터치 역시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시장의 성장둔화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몇 년간 스마트폰시장 구조조정 사례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면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몸집을 줄인 후 새로운 경쟁력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는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