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동성애 혐오 정서와 이슬람 극단주의 IS의 사생아

      2016.06.13 17:55   수정 : 2016.06.13 22:05기사원문
【 서울.뉴욕=정상균 기자 정지원 특파원】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드에서 발생한 미국 역대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은 극단적인 두 가지 가치관과 닿아 있다. 극도의 '동성애 혐오'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연루 의혹이다. 충격에 빠진 미국 사회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1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최악의 총기 참사는 총기규제와 이민자, 성소수자 문제가 미국 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총기난사 범죄가 갈수록 잔혹해지고 피해도 커지면서 모방범죄와 테러에 대한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동성애자 혐오와 IS 연루 가능성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총기난사 용의자 가족과 지인 등의 진술을 종합해 이번 총기사고가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사회 부적응자의 우발적 범행 또는 IS 추종세력과 느슨한 형태로 연관된 자생적 테러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용의자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동성애를 극도로 혐오했다고 증언했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에 대한 혐오가 직접적 범행 동기라는 것이다.
또 세디크는 아들의 범행이 "특정 종교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세디크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내전 중인 탈레반을 지지하는 반정부·반미 성향의 강성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사실이 있음을 주목했다.

이번 총기난사가 IS와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IS는 동성애를 죄악시하면서 성소수자를 공개처형하는 등 잔혹하게 살해한 사실을 공개해왔다. 총기난사 전 용의자의 정황은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마틴이 범행 직전 911에 전화해 IS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IS도 총기난사의 배후를 자처하고 있다. IS 연계매체인 아마크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 "올랜도 나이트클럽 공격은 IS 전사가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런 내용에 대해 미국 정부는 공식 확인하지 않은 상태다.

■2년 전 테러 연루 조사받은 적 있어

용의자 마틴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보안업체 G4S 소속 경호원으로 일했다. G4S 측은 "마틴이 무장 보안요원으로 근무했다"고 확인했다.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의 PGA빌리지에서 함께 일한 전 직장 동료 대니얼 길로이의 증언에 따르면 "마틴은 항상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를 했다. 이런 사건이 곧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다. 회사도 우려를 표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또 길로이는 "마틴이 인종차별, 성차별적 비방을 했고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며 심리상태가 상당히 불안했다고 했다.

마틴의 전 부인의 증언에서도 그가 폭력적이었음이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전 부인은 "그는 정상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했다.
별다른 이유도 아닌 것으로 나를 때렸다"며 남편(마틴)에게 학대 당한 사실을 밝혔다. 두 사람은 8년여 전 온라인상에서 만나 지난 2009년 3월 결혼했지만 가정폭력 문제로 몇 개월 만에 헤어졌다.
2011년 이혼했다.

skju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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