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스알(TSR) 류한광 대표 "정밀고무 車부품, GM부터 현대차·보쉬도 인정"
2016.06.20 16:44
수정 : 2016.06.20 16:44기사원문
류한광 티에스알(TSR) 대표(사진)는 지난해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 척수까지 전이된 상황. 하루 두갑씩 피던 담배도 끊고, 방사선 및 약물 치료를 받았다. 항암 치료를 한번 받으면 며칠 동안 음식을 입에 대지도 못했다.
최대주주인 이민혁 공동대표가 회사에 나오지 말고, 치료에만 힘 쓰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회사에 나갔다. 일상이 바뀌면 암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결국 이겨냈다.
그런 그에게 지난 6월10일 희소식이 전해졌다. '2016년 월드클래스 300기업'에 선정된 것.
티에스알은 자동차용 정밀고무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638억원을 달성한 티에스알은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47%에 이른다. 전체 인력 중 연구개발(R&D) 인력도 16.9%에 달한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프로펠라 샤프트 커플링(Propeller Shaft Coupling)이다. 자동차의 엔진 출력을 구동축에 전달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장치다. 티에스알이 이 제품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독일의 SGF가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티에스알은 3년여간 50억~60억원 가량을 이 제품 개발에 투자했다. 기존 정밀고무부품 제조만으로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는 "처음 이 제품을 만들었을 때 한국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우리 제품을 신뢰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GM에 먼저 납품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에도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에쿠스를 제외한 SUV 차량 거의 전 기종에 티에스알이 만든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보쉬, 넥스티어, 히다치 등 해외 주요 브랜드 1차 조립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티에스알이 제작하고 있는 프로펠라 샤프트 커플링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 수준까지 올라왔다.
류 대표는 "2019년부터는 BMW용 제품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면서 "중국에 생긴 북경기차-벤츠-폭스바겐-아우디의 합작사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제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향후 4~5년 내에 중국 시장에서는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자신감은 품질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가능하다.
실제 티에스알은 해외 고객의 엄격한 품질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완벽한 제품 납품을 위한 품질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속 정확한 납품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고 있다. 그 결과 2015년엔 독일의 보쉬그룹으로부터 '글로벌 서플라이어 어워드'를 수상했다.
류 대표는 "현재 멕시코 현지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성장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800억원대다. 하지만 외형 성장보다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