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떨림 증상은 노년층 전유물...스트레스·불안 탓 젊은 수전증 환자 급증

      2016.06.24 14:10   수정 : 2016.06.24 14:10기사원문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과도한 긴장감 탓에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수전증은 손의 일부나 전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손떨림 증상을 말한다. 증상이 경미하면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지만 심한 경우 심리적 압박감이 동반돼 삶의 질이 떨어진다.

노인층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 시험이나 직장생활로 인한 정신적 압박과 스트레스 누적으로 젊은 층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추세다.

노인은 식사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림이 심하면 영양결핍으로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가벼운 수전증은 완치 가능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 경우 손떨림을 50~90% 개선할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 게 좋다.

한의학에서는 수전증을 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대인공포증을 갖고 있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손떨림이 발생한다는 ‘심허수진(心虛手振)’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심’은 장기인 심장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의 정신활동을 의미한다. 즉 심장에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 불안, 초조한 심리, 과로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기능이 위축돼 손이 떨리게 된다. 이밖에 다량의 카페인이나 알코올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되면 손이 떨릴 수 있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은 24일 “손떨림은 발병 원인에 따라 생리적 손떨림, 본태성 손떨림, 심인성 손떨림으로 구분되고 파킨슨병, 중추신경계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카페인음료, 음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동의보감은 수전증의 발병 원인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심허(心虛)와 음주에서 찾는다”고 설명했다.

생리적 손떨림은 정상인이 흥분, 불안, 피곤한 상태이거나 커피를 마신 뒤에 나타난다. 주로 양쪽 손이 떨리며, 정신적 흥분 상태나 피로가 해소되면 자연 소실되기 때문에 따로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

수전증 종류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본태성 손떨림은 신경계 등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손이 떨리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전체 인구의 약 0.7%, 65세 이상 인구의 약 4.6%가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발현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40세 이후에 나타날 때가 많다. 부모 중 수전증이 있는 경우 30~50%에서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문 원장은 “본태성 수전증은 글씨를 쓸 때 손이 떨리는 운동성 떨림과 양팔을 가슴 앞으로 쭉 뻗은 자세에서 팔꿈치를 살짝 굽혔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자세성 떨림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라며 “파킨슨병으로 인해 주로 발현되는 증상인 안정 시 떨림, 즉 양손을 무릎 위나 책상 위에 올려놨을 때 손이 떨리는 것과 구별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해 혼자 있을 땐 괜찮다가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주로 손, 머리, 목소리가 떨리는 경우가 많으며 1초당 4~8회 정도로 약간 느리며 규칙적인 운동을 보인다.

술은 수전증 증상을 유발 및 악화시키는 주요인 중 하나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스페인 내 65세 이상 3300여명을 대상으로 음주 습관과 신경 증상을 비교한 결과 하루에 세 잔 이상 술을 계속 마시면 수전증 위험이 두 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도입된 양·한방 통합진료는 수전증의 발병원인을 찾기 위해 뇌혈류검사(TCD), 전정기능검사, 혈액검사, 동맥경화도검사 등을 통해 소뇌와 대뇌 등 중추신경계의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한약, 침, 약침, 테이핑요법, 추나요법 등은 손떨림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뇌기능 및 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한약을 처방한다. 침을 팔·다리와 머리에 놓아 뇌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허한 장기 주변에는 부항치료를 병행한다.

뇌추나요법은 손가락·발가락관절, 무릎, 고관절, 어깨관절, 상부경추 등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소뇌와 대뇌를 활성화시켜 손떨림을 개선한다.
특히 소뇌의 기능이상으로 수전증이 발생한 경우 다리운동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문 원장은 “수전증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지만 증상이 오래될수록 회복이 쉽지 않고 치료기간도 길어진다”며 “손떨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커피, 스트레스, 술, 담배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전증은 무엇보다 환자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며 “손떨림 증상이 부끄러워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과도하게 신경 쓰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스스로 떳떳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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