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사업 속도 이달부터 빨라진다

      2016.07.03 16:56   수정 : 2016.07.03 16:56기사원문

이달부터 기부채납을 현금으로 납부할 수 있고 도지사가 갖고 있던 구역지정 권한이 시장과 군수에게 이양되면서 재정비 사업이 이전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8일부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의 남은 사항들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각 재정비 조합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부분적으로 바뀐 도정법 개정안의 기타 법령들이 이달 말 시행되면 '재정비 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한 지난 해 9.2 부동산 대책이 드디어 본 궤도에 오르게 된다.

■기부채납 기반시설 대신 현금납부 가능

우선 기부채납 현금납부는 조합에서 가장 크게 반기는 부분이다. 개정안은 기반시설이 충분해 추가 공급 필요성이 낮은 경우, 기반시설 기부채납분의 일부를 현금납부로 대체할 수 있게 했다.


임대주택에 대한 조합의 부담도 완화된다. 조합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얻는 용적률 인센티브의 일부분을 소형임대주택을 짓도록 하고 있지만 지자체 등이 사업성이 낮은 경우 등은 예외적으로 분양전환임대를 허용했다.

다양한 생활권이 묶여 있는 도 지역의 정비사업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구역지정 권한도 광역자치단체장에서 시장.군수로 이양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광역자치단체장이 모든 지역의 정비구역을 지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어 기초자치단체장으로 권한을 넘겼다"면서 "다만 하나의 생활권인 특별시.광역시는 이전과 같이 시장에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긴급재건축 시범사업, '정릉 스카이연립' 유력

재정비 사업에 공공기관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은 이미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다. 안전사고 등의 우려가 있는 공동주택을 시장. 군수가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긴급 재건축 사업'은 다른 재정비 사업에 비해 절차를 간소화 했다. 그동안 붕괴 위험이 높다고 지적 받아 온 서울 정릉동의 '정릉 스카이연립'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시범사업 대상을 찾는 중이며 가장 먼저 논의가 되고 있는 정릉 스카이연립은 사업시행자가 LH에서 SH공사로 넘어가 서울시에서 논의 중이다. LH에도 몇몇 재정비 사업장들의 요청이 들어 온 상태다. 도정법이 개정되면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거나 주민 과반수가 요청할 경우 공공기관이 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CEO 조합장' 현실성 부족 지적도

그러나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현실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외부 전문가가 조합의 임원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한 전문조합관리인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CEO 조합장 제도로 일컬어지며 많은 주목을 받아 왔지만 업계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는 스타 조합장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최태수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 사무국장은 "주변 전문가들에게 CEO 조합장을 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한결같이 '미쳤냐'고 대답한다"며 "현재 조합장들이 업무 강도에 비해 임금 수준이 낮은데 기준에 맞는 전문가들이 누가 조합장을 하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전문조합관리인 자격은 변호사.회계사.법무사.건축사.감평사.기술사 자격 취득 후 정비사업 분야에 5년 이상의 경력자이거나 건설회사 등에서 정비사업 분야에 10년 이상 종사한 사람 등이다.


이어 최 사무국장은 "전문조합관리인 제도는 취지가 좋기 때문에 현실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외부 조합장이 조합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보완책 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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