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중동서 입지 좁아지자 해외 극단주의 선동, 다발적 테러 지시"

      2016.07.03 17:54   수정 : 2016.07.03 17:54기사원문
이슬람 극단세력 '이슬람국가(IS)'가 지난 1일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인질극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테러 불안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전문가들은 IS가 근거지인 중동에서 입지가 좁아지자 다른 국가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부추겨 테러를 수출한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무장괴한들은 이날 오후 8시45분(이하 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외국공관 밀집지역에 위치한 '홀리아티잔베이커리'에 침입해 식당 손님들을 인질로 잡았다. 약 10시간의 진압과정에서 인질 가운데 20명이 사망했으며 13명이 구출됐다. 무장괴한 중 6명은 사살됐으며 1명은 생포됐다.

■테러 타깃, 외국인에 집중

사망한 인질은 주로 외국인들로 이탈리아(9명)와 일본(7명) 국적이 많았다. 이외에도 미국인 1명과 인도인 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방글라데시국적 사망자도 2명으로 집계됐다. 방글라데시 한국 대사관은 이번 사건에서 한국인 피해가 없다고 확인했다.


당시 식당에서 일하던 아르헨티나 요리사 디에고 로시니는 자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괴한들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고 외국인들 골라 해쳤다고 말했다. 로시니에 따르면 괴한들은 외국인들의 노출이 많은 의상과 음주문화가 지역 주민들의 생활습관과 이슬람 전파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괴한들이 똑똑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것처럼 보였다"며 현지인들인 식당 직원들에게는 친절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육군 대변인 나임 아슈파크 초우드리 준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인질 사망자 대부분이 흉기로 난도질당했고 진압작전에 앞서 잔인하게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사건 현장을 포위한 방글라데시 군과 경찰은 괴한들과 10시간 가까이 총격을 주고받았으며 2일 오전 7시40분에 진압작전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 경찰 2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유감을 표하고 "우리는 증오나 테러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인 사망자가 확인되자 예정된 참의원(상원) 선거운동을 취소하고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미국과 인도 외교 당국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테러행위를 규탄했다.

■해외 극단주의 부추겨 세력 과시

IS의 연계 매체인 아마크통신은 사건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살해한 인질들의 사진을 게시하며 IS가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 밝혔다.

NYT는 IS가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입지가 좁아지면서 해외 극단주의자들을 선동해 국제적으로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격을 지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동에서 벌이는 IS 소탕전이 한 가지 접근방식에 불과하다며 보다 광범위한 민간인 공격 시도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마크통신은 지난달 29일 IS 건국 2주년을 기념한다며 IS의 국제 조직도를 공개했다. 이들은 현재 IS가 이라크를 포함해 세계 12개국을 완전 혹은 부분 장악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7개국에서 비밀 작전을 펴고 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IS가 남아시아의 이슬람 극단세력과 접촉을 늘리면서 추종세력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9일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서 IS 추종자 11명을 검거하고 이들이 힌두교 관련 시설을 공격할 계획이었다고 추정했다.

인도 비영리단체 '평화와 분쟁 연구회'의 아니메시 로울 이사는 "IS가 방글라데시의 이슬람 조직과 정기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적인 지원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정부측은 IS 혹은 이슬람 극단세력이 방글라데시에 기반을 잡았다는 가능성을 부인하며서 이같은 테러가 정부를 위태롭게 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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