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유정시스템 대표 "운전자 상태 정보 판단 기술 2018년 상용화"
2016.07.21 17:03
수정 : 2019.05.16 15:28기사원문
한때 휴대폰 기술개발에 주력했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이제는 자동차 자율주행기술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00년대 중반 LG전자의 어머나폰, 포르셰폰 등 히트상품을 잇따라 내놨던 유정시스템도 지금은 지능형 차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디지털로 본사에서 만난 이재훈 유정시스템 대표(사진)는 "자동차가 지능형 차량으로 발전하면서 지난 15년간 주력했던 모바일 디바이스 개발 기술이 활용될 여지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학박사 출신인 이 대표는 "IT기술이 자동차와 접목되면서 인포테인먼트(IVI.In-Vehicle Infotainment)라는 용어가 생겼다"며 "IVI는 정보 전달 및 오락적 요소까지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하는데, 디스플레이의 해상도와 시스템 기능 면에서 지금의 스마트폰만큼 빠른 기술 발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새로운 분야에 발을 뻗기 위해 과거의 영광은 잠시 접어뒀다. 볼록 솟아 있던 휴대폰 안테나를 본체 내부로 집어넣는 '인테나' 기술을 적용했던 어머나폰은 2004년 출시 당시 하루 평균 2000여대씩 40만대가 팔린 바 있다. 유정시스템이 기술을 개발, LG전자에 제안한 이 사례는 대표적인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이어 LG전자가 공동개발 제의를 잇따라 하면서 포르셰폰과 슬림폰 등을 공동으로 내놨다.
10년 전만해도 전체 사업의 90%에 해당했던 휴대폰 분야는 지금은 40%대로 줄였고, 현재는 메모리반도체용 실장 테스트 장비 개발과 지능형차량 사업 쪽으로 점차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휴대폰사업은 포화 상태인데다 중국의 추격으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유정시스템은 지난 2013년부터 현대모비스 컨소시엄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인 '차량용 지능형 통합콕핏 모듈 개발'을 수행 중이다. 이 대표는 "8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4년간의 연구개발 과제로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3차년도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제에서 유정시스템은 생체 정보를 기반으로 운전자 상태 정보를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는 시제품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 공동 연구기관들이 개발하고 있는 지능형 콕핏 모듈과의 통합 연동 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4년간의 과제 기간이 완료되는 오는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국토교통물류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운전자 졸음감지 기술도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기술은 대부분 차선이탈 경고나 차간거리 유지 시스템 등 대부분 졸음 운전으로 인한 결과 대비에 집중돼 있었으나 이 같은 방식이 아닌 졸음 운전의 사전 징후를 감지하고 경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그것이다. 운전자의 심박, 호흡률, 피부전기전도도, 피부온도를 측정하고 이를 분석해 산출된 여러 변수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가중치를 주는 알고리즘으로 피로도와 졸음 정도를 판단한다.
이 대표는 "앞서 말한 산업자원부 지능형 통합 콕핏 개발 과제를 통해서 얻어지는 연구개발(R&D) 결과물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과제는 교통안전공단 등 7개 기관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경로 수정은 끊임없이 학계와 산업계의 트렌드를 파악해왔던 결과물이다. 이 대표는 현재 대한전자공학회 부회장과 한국센서학회 부회장 등 학회에서의 활동과 국책과제 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01년 사내 부설 기술연구소를 설립,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으며 내실을 기하는 경영철학도 꾸준히 사업을 이어올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급격한 성장보다는 내실경영을 중시한 덕에 직원 월급이 지금껏 한번도 지체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참여하는 것. 이 대표는 "그동안 모바일 디바이스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과제 참여를 통해 축적하고 있는 차량용 ECU(Electronic Control Unit.자동차의 엔진, 자동변속기 등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전자제어 장치) 및 센서 개발 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차량의 IVI 분야 사업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