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용위험평가·원샷법, 취약업종 이미 구조조정 진행중 '영향 제한적'
2016.07.27 17:43
수정 : 2016.07.27 17:43기사원문
최근 국내 증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불확실성에서 어느정도 벗어나고 있지만, 다음달 예정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등 2건의 구조조정 관련 대형 이슈가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는 전년에 비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제한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원샷법은 적용되는 기업이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구조조정 대기업 감소 전망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달초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기업 602개사를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해 구조조정 대상을 발표한다. 이는 전년 7월 정기평가(572개사)와 12월 수시평가(368개사) 보다 증가한 규모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취약업종 기업 310개사에 대해 일반 기준보다 엄격한 잣대로 위험을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업 구조조정 우려는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2차례에 걸쳐 부실기업을 가려낸 데다가 올해 상반기부터 해운.조선 등 취약업종에 대해 대대적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조선.해운 업종에 이어 구조조정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상반기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취약 업종들은 업황이 이미 바닥을 지났고 자구 노력을 통한 실적 개선도 확인 중인 만큼 구조조정 대상은 작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진행에 따른 은행 건전성 우려는 남아 있다. 다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바젤 III 기준에 따르면 2017년까지 시중 은행이 충족해야 하는 보통주 자본 비율은 9.75%다.
이런 가운데 국내 5개 시중 은행들의 해당 비율은 10.59%다. 지난해 대기업 신용 위험 평가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은행 자본 비율 영향은 -0.17%포인트로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에서 회사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대기업이 포함된다면 회사채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다만 이미 조선, 해운 업종과 관련해 은행들의 대손부담이 높아져 있는 가운데 대기업 신용평가 결과 이후 은행들의 대손부담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샷법 수혜 기대
여기에 다음달 13일부터는 원샷법이 시행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 평균이 과거 10년간 평균보다 15% 이상 감소한 기업을 과잉공급 기업으로 판단해 대상에 포함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과거 10년치 재무 데이터가 있는 코스피 기업 676종목 중 335종목(49.6%)이 원샷법 후보군에 들어간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37.6%에 달한다.
상당수 상장사들이 원샷법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다만 당장 원샷법 적용 사례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의 절차를 보면 최소 2개월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에 따라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한 후 주무부처와 심의위원회가 이를 검토하는데 60일 가량의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실제 원샷법 첫 적용 사례가 나오는 시기는 10월 말~연말 경이 될 전망"이라면서도 "정부의 강력한 시행 의지에 따라 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