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트럼프 경제팀...'성장'에 방점-월가 출신도 포함

      2016.08.07 16:45   수정 : 2016.08.07 16:45기사원문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정책 자문팀이 공개됐다. 경제팀의 면면은 성장 지향적인 인물들로 구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6일(이하 현지시간) 경제정책 자문팀이 중산층을 살리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선거 메시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경험있는 경제정책 전문가가 거의 없는 대신 월가 은행가, 헤지펀드·부동산 투자자, 억만장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월가와 결탁된 기득권 후보라고 공격해온 것을 무색하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 5일 13명으로 구성된 경제정책 자문팀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문단 구성원들이 "최고의 경제전문가들"이라며 "경험과 능력이 뛰어난 가공할만한 팀을 꾸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이 경제를 망치고 중산층을 신음하게 하는 것을 목격해 왔다"며 "힘들게 일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미시간대 공공정책대학원의 저스틴 울퍼스 이코노미스트는 이 자문팀에 대해 "트럼프가 이 팀을 선택함으로서 스스로 했던 약속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안고 있는 경제문제를 해결할 정책 전문가가 트럼프의 자문팀에는 거의 전무하며 중산층과는 거리가 먼 억만장자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WP는 대선캠프 정책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꼽히는 학계 정책 전문가를 트럼프 경제정책 자문팀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자문팀 가운데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가진 이는 미·중 교역 전문가인 피터 나바로 UC어바인 교수가 유일하다. 그 외에 로널드 레이건 및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데이비드 말패스와 헤리티지재단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공화당 슈퍼팩(정치자금위원회)인 '성장클럽(Club for Growth)'의 스티븐 무어가 그나마 경험있는 인사들이다.

나머지는 사모펀드 또는 헤지펀드 투자가들, 부동산 개발업자들, 제조업 및 에너지 관련 기업가들로 채워져 있다.

헤지펀드 폴슨앤컴퍼니의 존 폴슨 회장과 사모펀드 세베루스 캐피탈매니지먼트의 공동창업자 스티븐 파인버그, 사모펀드 듄 캐피탈매니지먼트의 스티븐 너친 회장, 보네이도 리얼티트러스트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로스, 벡터그룹 CEO 하워드 로버, 철강회사 누코의 CEO를 지낸 댄 디미코, 에너지회사 컨티넨탈 리소스의 CEO 해롤드 햄 등이 자문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같은 팀 구성은 트럼프의 경제 인기영합주의 메시지와 충돌한다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월가를 위한 후보'라고 비판해오면서 자신의 자문팀은 월가 사람들로 채웠기 때문이다.

중산층·노동계층을 살리겠다고 공언한 트럼프가 다수의 억만장자들로 경제팀을 구성했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존 폴슨(97억달러)과 빌뱅크 설립자인 앤디 빌(94억달러), 석유재벌 헤롤드 햄(51억달러), 스티븐 파인버그(11억달러) 등 4명이 '2016년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들었다. 스티븐 로스와 콜로니캐피털 창립자인 토머스 바락 등 2명은 지난해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있었다.

제임스 페소쿠키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이 경제팀에 실리콘밸리나 학계 인사들이 거의 없다며 "전문성과 배경면에서 더 다양성이 있길 바랬다"고 지적했다. 그는 "얼마나 이들의 전문지식이 미국 경제가 직면해 있는 도전들과 일치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는 8일 대선 승부처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중심인 디트로이트에서 경제 공약을 발표한다. sjmary@fnnews.com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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