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기업 투자확대로 경기부양 노리는 중국, 민간에서는 '시큰둥'
2016.08.10 15:25
수정 : 2016.08.10 15:25기사원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도 민간기업들이 이를 따라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기업들이 설비 등 자본재에 투자한 규모는 2.8% 성장하는데 그쳤다. 과거 10여년간 연평균 30%에 달했던 증가율이 무색해지는 수치다. 월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6월 자본재 투자는 중국 정부의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오는 12일 공개되는 지난달 투자 증감은 6월보다 나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국영기업들의 투자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4월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6조위안(약 986조원)규모의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고정자산 투자에 배당된 금액만 5000억위안으로 올 상반기 국영기업들의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23%에 달했다. 민간기업의 10배 가까운 증가세다.
민간기업들이 국영기업과 반대방향으로 가는 이유는 그만큼 경기 전망이 어둡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 제조업 관계자들의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7월 49.9를 기록해 5개월 만에 기준선인 50아래를 밑돌았다.
중국 싱크탱크인 안방자문의 천궁 회장은 "중국 정부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민간투자자들의 어려움을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의 차별도 문제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에 따르면 중국 국영은행들이 지난 2·4분기 민간기업들에게 대출할 때 적용한 금리는 다른 국영 기업들에 비해 6%가까이 높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