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에 눈뜬 예술, MD사업 확 키운다
2016.08.22 17:02
수정 : 2016.08.22 19:16기사원문
#2. 유니버설발레단은 최근 소속 단원들이 발레 '심청' 공연에서 신었던 것과 같은 사이즈의 토슈즈를 판매했다. 한 켤레에 10만원으로 고가지만 매 공연마다 평균 10켤레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뮤지컬을 중심으로 공연시장이 커지면서 작품에서 파생된 기념상품(머천다이즈.MD)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4년 뮤지컬 '드라큘라'가 단 50일 공연기간 동안 MD 매출액 4억원을 기록한 것은 공연 MD의 판매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 해외에서는 MD사업이 문화.예술산업에서 주요한 매출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디즈니의 경우 완구.의류 등 소비재 상품 매출액이 4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8%에 달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나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MD사업으로 수백억대의 수익을 낸지 오래다.
22일 공연계에 따르면 공연예술 애호가층을 타깃으로 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MD사업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다. 프로그램북,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과 같은 전통적인 상품에서 공연의 특성을 적극 반영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고객층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예술의 국민경제적 위상과 고용 및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문화예술산업의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0.827로 전체 산업 평균(0.687)과 제조업(0.568)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유발계수 또한 1.8817로 제조업(2.095)보다 약간 낮았지만 서비스산업 평균(1.664)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MD사업은 예술가 및 예술단체의 자생력을 키우고 산업적 기반을 닦는 비즈니스 모델로도 각광받고 있다. 창작물 부가시장의 활성화로 수익 구조가 다각화되고 신규 직종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기존 제품의 범용화로 가격 경쟁에 내몰린 국내 소비재 기업에 제품 차별화와 문화마케팅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민간 예술단체들의 경우 대부분 영세한데다가 인력난을 겪고 있어 현실적으로 예술 창작 활동 외에 부가가치 창출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내년 1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추진하는 '예술의 산업화' 신규사업이 그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보인다. '예술의 산업화' 사업은 예술단체들의 경영 역량을 강화하고 MD 유통채널 다각화 및 투자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기존 예술 지원이 창작지원, 아카데미 프로그램, 인프라 조성에 중점을 뒀다면 MD기획개발과 유통까지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시장기능을 활성화해 정부의 직접 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예술계의 자생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MD상품의 유통.판매처 발굴 지원 및 민간투자 매칭 지원으로 수익창출과 성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