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벌써 600만.. 추석 극장가 점령

      2016.09.19 17:14   수정 : 2016.09.19 17:14기사원문

추석 연휴 극장가는 '밀정'(사진) 천하였다. 김지운 감독과 배우 송강호 조합으로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던 '밀정'은 개봉 12일만에 600만 고지를 밟으며 올해 두번째 '1000만 영화'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 중이다.

19일 누적관객수 600만명을 넘은 '밀정'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 5일간 337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흥행 속도는 지난해 1000만 영화 '변호인'(13일)과 '국제시장'(15일)을 비롯해 역대 추석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18일) '사도'(16일)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담은 작품이다.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와 전작인 '부산행'으로 '천만 배우' 대열에 올라선 공유, 충무로 대표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 김지운 감독이 만났다는 점에서 '밀정'의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송강호, 공유의 연기 합이 딱 맞아 떨어진데다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 등이 가세한 연기 앙상블, 1920년대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한 압도적 몰입감, 김지운 감독 특유의 완성도 높은 시공간은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물론 '밀정'의 빠른 흥행 성적은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추석 극장가를 양분할 것으로 예상됐던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예상보다 빨리 힘이 빠졌고, '매그니피센트7' '벤허' 등 할리우드 대작들도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밀정'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다.

'밀정'과 같은 날 개봉한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개봉 첫날부터 '밀정'에 밀리며 뒤쳐지더니 추석 연휴까지 놓치며 뒷심마저 실종됐다. '고산자'의 현재 스코어는 18일 기준 누적관객 85만2290명으로 손익분기점(320만명) 고지를 챙기기에도 급급한 상황이 됐다. '고산자'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화면에 채우며 '지도꾼' 김정호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렸지만, 빠르고 화려한 디지털 세대의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는 '드림 쏭' '장난감이 살아있다' '로빈슨 크루소' '달빛궁궐' 등 애니메이션만 5편이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포함됐다.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할리우드 대작 '매그니피센트 7'도 선전했다. 연휴 5일간 64만4198만명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매그니피센트 7'은 율 브린너 주연의 '황야의 7인'(1960년)을 원작으로 안톤 후쿠아 감독이 리메이크한 서부극이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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