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1조5천억 자구안 수립.. 신규 수주 기대감
2016.09.25 17:16
수정 : 2016.09.25 22:17기사원문
국내 조선업계는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한 자구방안 수립, 유동성 확보, 그리고 실적 개선이라는 다중의 과제에 직면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삼성중공업은 자구안을 수립하며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 연말안에 신규 수주의 가능성도 엿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1.5조 자구안 수립, 구조조정 박차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 5월 비용절감 9000억원, 자산매각 5500억원 등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수립해 장기 불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거제호텔과 산청연수소, 판교 연구.개발(R&D)센터 등 생산에 직결되지 않는 자산은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4분기, 1392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또 7월부터 대표이사는 임금 전액, 임원은 30%, 과장급 이상 간부들은 15~20%를 반납하는 등 비용절감에 앞장서며 체질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3.4분기부터 삼성중공업의 인건비 감소 효과가 분기당 500억원씩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상증자로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
삼성중공업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회사 운영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2.4분기 말 265%인 부채비율은 200% 미만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자에 따른 희석효과는 불가피하지만 유상증자로 유동성 위기를 넘고,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적정 밸류에이션은 상향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실적전망에 대한 긍적적 평가도 나왔다. 지난 2.4분기에 영업적자(2837억원)를 기록했으나 이는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인력 구조조정 관련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2.4분기 순수 영업이익은 약 8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잔고 비중이 높아 실적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나온 삼정KPMG의 실사 결과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가 됐다. 삼정KPMG는 공사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체인지오더, 실행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삼성중공업의 추가 부실 가능성은 미미하며, 자구계획도 큰 문제 없이 실행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25억달러 규모 신규수주 유력
남은 과제는 신규 수주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는 53억달러지만 아직 수주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발주처와 단독 협상 중이거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프로젝트들이 있어 올해 수주목표 달성도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ENI사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프로젝트의 연내 수주가 유력하다. 이 프로젝트의 총 사업규모는 54억달러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은 프랑스 테크닙, 일본 JG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선정됐고, 지난 1.4분기부터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다. 계약이 체결되면 삼성중공업의 수주 금액은 25억달러에 달해 단숨에 수주목표의 절반을 채우게 된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수주가 전무하나 남은 하반기에 모잠비크 FLNG, 인도 GAIL사의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수주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 역시 "인도 GAIL사가 진행하는 LNG선 입찰에도 단독 참여하고 있어 4~6척의 LNG선 수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im@fnnews.com 김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