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탄저병 옮겨".. 러 순록 25만 마리 도살
2016.10.01 16:00
수정 : 2016.10.01 16:00기사원문
시베리아 순록 25만 마리가 도살된다.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이 시베리아 지역에서 순록의 탄저병이 인간에게 감염되는 사례가 늘어 이 지역 순록 25만 마리를 도살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베리아 서부 극지방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주민들은 70여 만 마리의 순록을 사육하고 있다. 이중 30여 만 마리는 야말 반도에 몰려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처럼 높은 밀도로 사육되는 순록들이 탄저병 확산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야말로네네츠 지역에서는 최근 순록 2350마리 이상이 탄저균에 감염돼 사망했다.
1941년 이후 처음 다시 발생하기 시작한 탄저병으로 최근에는 12살 먹은 소년이 사망했다. 이 소년은 탄저균에 감염된 사슴 고기를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40여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유목민 72명이 탄저균에 감염돼 야말로네네츠의 주도인 살레하르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수십 년 전 탄저병으로 죽은 순록의 사체들이 기후 온난화로 해동되면서 탄저균을 노출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니콜라이 블라소프 러시아 연방 가축?식물 방역청 부청장은 11만 마리가 적정선인 이 지역에서 30만 마리의 순록이 먹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늘어난 순록들은이 목초지를 훼손해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류학자 올가 무라슈코는 대규모 순록 도살은 이곳 유목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 당국의 요구가 최근 이 지역에서 늘고 있는 가스 개발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야말로네네츠 자치구는 천연가스와 원유가 대량으로 묻혀 있는 지역이다. 이곳 우렝고이와 메드베시예 등지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