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180兆 글로벌 당뇨병치료제시장 잡아라"
2016.10.03 17:53
수정 : 2016.10.03 17:53기사원문
제약업계가 오는 2020년 기준 180조원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고령화와 함께 갈수록 커지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약기업들이 앞다퉈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2020년 글로벌 시장규모 180조원"
시장조사업체인 미국의 GBI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708억달러(약 78조원)에서 오는 2020년에는 1632억달러(약 18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시장이 연평균 12.7%씩 늘어난다는 것이다. 국내에도 관련 시장 규모가 연 평균 10%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251만여명, 시장 규모는 7000억원에 달했다.
당뇨병인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잠재적 당뇨병환자까지 합치면 8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DPP-4 억제제가 시장 주도
당뇨병 치료제는 설포닐우레아(SU), 인슐린, 메트포민, 티아졸리딘(TZD), 알파-글루코시다제(AGI), DPP-4 억제제(디펩티딜 펩티다아제-4)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국내 제약시장에서는 DPP-4 억제제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제약기업들의 연구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DPP-4 억제제의 국내 판매액은 지난해 기준 2500억원으로 전체 당뇨병 치료제 시장( 6000억원)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계열 약물은 노바티스, 한국MSD,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해왔지만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의 도전이 거세다.
LG생명과학이 개발한 '제미글로'는 올해 매출 500억원대 돌파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독(테넬리아), JW중외제약(가드렛), 동아ST(슈가논) 등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DPP-4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제 대세 약물"이라면서 "이렇다 보니 국내 제약사들의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국내 제약사 제품이 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 제품들과 성공적인 경쟁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삼성도 경쟁 가세
DPP-4 억제제 계열에서의 국내 제약사들의 선방 속에 한미약품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도 새로운 당뇨병치료제 개발에 나서며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한미약품은 GLP-1계열의 당뇨병치료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에페클레나타이드는 지난해 11월 프랑스의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퀸텀프로젝트'의 하나로 세계 최초로 월 1회 투여하는 GLP-1 계열 당뇨치료제로 개발 중에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4.4분기에 임상 3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과 '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도 각각 임상1상 완료와 임상1상 진입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약은 아니지만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를 개발 중이다.
MSD와 제품 개발과 임상 허가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 식품 의약국(FDA) 판매 허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진화하는 당뇨병 치료제
당뇨병은 완치가 어렵다. 꾸준히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
만성질환은 당뇨병은 평생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기때문에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중요해 복용 약물의 개수를 줄이거나 약의 크기를 줄이는 등 치료제가 발전해 왔다.
이러한 당뇨병 치료제의 진화가 이어지면서 관련 시장의 고성장세가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진화하고 있는 치료제의 첫번째가 복합제 제품이다.
두 가지 계열의 치료제를 복합제로 선보이며 치료 효과를 높인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9개의 DPP-4 억제제 계열 치료제는 모두 메트포르민과의 복합제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경구용 당뇨병 신약인 SGLT-2 억제제도 메트포르민과의 복합제를 출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약효가 장시간 지속되는 서방형 복합제나 정제 크기를 기존 제품대비 15%로 축소한 제품 등 경구용 제제에서도 복약 순응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또 주사제인 인슐린도 편의성 개선해 하루에 한 번만 맞아도 체내 인슐린 농도가 유지되는 '기저인슐린'이 등장했고, 최근 출시된 펜 형태의 GLP-1 유사체 신약은 주1회 투여로 치료가 가능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인경 교수(내분비내과)는 "치료효과는 유지하면서 투여 횟수는 크게 줄임으로써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진화된 당뇨병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치료 효과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