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저축은행, 예금보험료 인상된다

      2016.10.12 18:00   수정 : 2016.10.12 22:22기사원문
예금보험공사가 내년부터 개별 금융회사의 위험 수준에 대응하는 보험료를 부과하는 차등보험료율제를 강화한다. 건전한 회사의 보험료를 깎아주는 대신 상대적으로 부실한 금융사에서는 보험료를 더 받는 것이다. 이 방안이 적용되면 예금보험료를 할인받는 금융사는 각 업권별 최대 40%로 제한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11일 차등평가심의위원회를 열고 차등보험료율 개정안을 심의했다. 개정안은 오는 19일 예금보험심의위원회를 거쳐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차등보험료율제는 예보가 각 금융회사의 경영, 재무상황 등 건전성에 따라 보험료율을 차등화하는 제도다. 각 업권별 경영위험평가를 통해 3개 등급으로 나눠 보험료를 책정한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예보는 보험료를 할인받는 1등급과 할증 대상인 3등급의 비중을 최대 40%로 제한한다.


그동안 생명보험, 저축은행 등 일부 업권은 70% 이상이 1등급을 받아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부실 위험에 따른 보험료 부과라는 차등보험료율제의 실효성을 약화시키고 보험료를 안정적으로 걷는 데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보험료 차등폭이 확대되면서 변별력은 더 중요해졌다. 지난해 기준 우수 등급인 1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보험료를 5% 깎아주지만 미흡 등급인 3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2.5%를 더 내야 한다. 내년부터는 할인.할증 폭이 ±5%로 동일해진다. 2021년까지 이 폭을 ±1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예보의 계획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예보는 은행업권에서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Ⅲ 자본규제에 맞춰 기존에 활용하던 BIS기준총자본비율 외에도 BIS기준기본자본비율, BIS기준보통주자본비율을 모두 반영하기로 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는 대신 연체된 대출채권 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통해 실제 부실 발생 정도와 그에 대한 대비책을 확인한다.

생명보험업권은 유동성리스크비율과 금리리스크비율, 사업비율 등으로 기존 평가지표를 대체하고 증권사 등 투자매매업자도 신용위험액비율을 보는 대신 위험조정이익률을 확인하기로 했다.

예보 관계자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의 재무 데이터를 사용해 부실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고 새로운 지표를 선정했다"며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각 지표별 임계치와 최종 등급을 결정하기 위한 기준 점수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평가 방식이 개선될 경우 지난해 실적 기준 1등급 생보사는 71%에서 33%로 줄어든다. 대신 2등급(25%→46%)과 3등급(4%→21%)의 비중은 늘어난다.

등급 쏠림이 심했던 생명보험, 저축은행 등 일부 업권은 개편안에 따라 보험료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예보는 등급 쏠림을 해소하면서 업권 전반적으로 보험료가 0.34%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명보험업권이 추가 부담하는 금액은 80억원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등급별 비중 상한 적용은 유예기간을 둘 예정이다.
회계연도 2017년에 대한 평가까지는 상한 비중을 50%로 적용한 뒤 회계연도 2018년에 대한 차등평가부터 40% 상한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박세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